이재명 대통령이 해병대 전방 부대를 방문해 “평화조차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억지력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군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선택적 모병제’ 도입과 ‘준4군 체제’ 등 군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부대에서 K15경기관총 실탄 사격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6·25 전쟁 76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해병대 연평부대 포9대대에서 장병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과거에 여러 차례 약속했던 바대로 징집병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 자기 자신의 직장으로 군을 선택할 수 있게 바꿔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치 않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보다는 본인의 성향이나 자질, 취향에 맞게 필요한 일을 하게 하고, 가능하면 자기 장래 직업 계발에 도움이 되는 전문 영역을 존중하는 게 맞다”며 “그게 우리가 하려고 하는 ‘선택적 모병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다 모병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고, 예산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한다”며 “최대한 가능하면 정상적이고 충분한 보수를 지급받는 장기 직업군인을 선택하든지, 그게 싫으면 단기 징병에 응하는 (식으로) 선택하는 게 낫다는 그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선택적 모병제는 의무 징집(단기)과 모집 형태의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장기) 중 고를 수 있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연평도에 배치된 간부 숫자가 부족하다는 건의에도 “징집병보다는 전문 부사관을 모집하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군대를 대대적으로 미래 지향으로 개편하고 여러분의 역량도 강화해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강력한 군대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며 ‘스마트 강군’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우리 군대도 첨단 과학기술로 재무장을 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 군인들의 역할도 과거와는 달리 첨단무기 장비 체제를 운영하는 전문 병사·간부로 새롭게 태어나, 사회에 나가서도 충분히 자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군 체제를 바꿔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장병들과 똑같이 식판을 들고 소 불고기, 육개장, 배추김치 등을 배식받아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의 이런 희생과 헌신 덕분에 우리 국민들께서 편안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며 “저도 마찬가지”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보상을 통해서 형평을 이뤄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며 노후 시설물 교체, 의료·보육 문제 해결, 국방TV 프로그램 ‘위문 열차’ 방문 등 현장에서 접수한 민원 해결을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부대 포9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현행 3군(육·해·공)체제에서 해병대를 독립시키는 준4군 체제 개편 공약 이행 의지도 거듭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준4군 체제는 해병대의 숙원이기도 하고, 저의 오래된 신념이기도 하다”며 “지금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다 진행이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일선 해병부대를 방문한 건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연평부대를 찾으려 했지만, 당일 기상 악화로 불발돼 대신 통닭을 보내 장병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연평도 평화전망대를 방문해 전방을 직접 관찰하기도 했다. 연평도 앞바다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을 목격한 이 대통령은 “북한 선박도 아닌 중국 선박이 NLL 경계 지역에 와서 분쟁을 일으키는 건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두고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대낮에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해결책 마련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