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다시 불발됐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2026년 연례 시장 분류를 한 결과 한국 증시를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역외 시장에서 원화의 환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 등 이유로 들었다.
지난 19일 발표된 MSCI 글로벌 시장 접근성 리뷰에서 한국은 18개 평가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 등급을 받았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 받은 부문은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과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과 결제 ▶증권 이동성 등이다. MSCI는 “(한국 시장과 관련해 제기된)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의 당국이 발표한 조치를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가장 큰 쟁점은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이었다. MSCI는 “원화는 역외에서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원화는 한국 밖 국제 외환시장에서 실물을 주고받는 대신,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1992년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뒤 16년 만인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 지수 편입의 사전 단계인 관찰대상국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MSCI는 원화 환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선진국 지수 승격을 보류하다,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서조차 한국을 제외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선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올해 불발된 만큼 내년 6월 재도전해 관찰대상국에 등재되면 지수 편입 발표는 2028년 6월, 실제 편입은 2029년 5월 말이 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공동으로 내놓은 입장문에서 “그간 한국 정부의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성과에 대해 MSCI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의 필요와 일정에 따라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MSCI 선진 지수에도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마련해 8대 분야 39개 과제를 설정해놨다. 내년 6월 편입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내에 이 중 28건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과제를 완료하더라도 그 효과를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만 선진국 지수 편입에 유리해진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등 개혁 과제를 해나가다 보면 내년 이후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누구나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MSCI 선진지수 편입은 당연히 뒤따라온다. 그런 의미에서 코스피 변동성과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게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