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빚투(빚내서 투자)’에 경고음을 울리며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주가 상승 과정에서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규모가 빠르게 늘고,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가 되살아나면서다.
한은은 24일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내고 “물가 상승 압력, 경기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스템 안정 상황과 잠재 리스크를 점검하는 금융안정보고서 본문에 통화정책 방향성을 직접 담은 것은 이례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투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금융 불안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5월 17.2로 주의 단계이며,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 46.0으로 장기평균(45.7)을 웃돌았다.
지난 5월 기준 신용융자·신용미수 잔액은 39조4000억원, 레버리지 ETF 순자산 총액은 35조4000억원이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가격이 내려갈 때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처분하게 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진다”며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은 사람도 손실이 커지는 외부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다시 느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1분기 말 가계신용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했다.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 폭은 1~3월 3조원에서 4월 3조5000억원, 5월 9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은은 금리 상승이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와 자산가격 상승 위험을 낮춰 금융 불균형 축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