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24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평산책방’ 부스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저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대표직을 사퇴하고 8월 전당대회 연임 도전에 나섬에 따라 여당에서 계파 간 충돌이 격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차기 당 대표 선거에는 정 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친명계의 지지를 받는 김 총리와 송 전 대표가 연대해 정 전 대표와 겨루는 구도인데, 벌써부터 계파 간 진흙탕 싸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어제 지도부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성과를 강조하자, 김 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최고위원이 “배의 선장이 둘일 수는 없다”고 직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될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여당 내 경쟁은 시작부터 비전과 정책 대결 대신 진영 내 상대 세력을 겨냥한 공세가 두드러진다. 강성 친명 지지자들은 정 전 대표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친문 세력을 가리키는 용어까지 만들어 비판하고 있다. 그러자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코어 지지층이 빠졌기 때문이라며 “‘뉴이재명’으로 친문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오산”이라고 맞받았다.
이런 계파 대립이 선명성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이 왜곡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해 온 반면, 이 대통령과 김 총리는 국민의 피해를 막을 최소한의 예외 필요성을 거론해 왔다. 하지만 결국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선호하는 강성 당원의 표를 의식한 나머지 검찰 제도 개편안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완전 폐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여권의 정치적 에너지가 권력투쟁 격화로 낭비된다면 시급한 민생 과제 역시 뒷전으로 밀리지 말란 법이 없다. 지금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갓 지난 시점이다. 정권 초기야말로 국정 동력을 극대화해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국가적 과제의 초석을 다질 시기다. 대내외적 현실도 녹록지 않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 속에 서민 경제는 고사 직전이다. 이런 마당에 여권이 민생 안정이나 정책적 고민은 뒤로 미룬 채 내부 투쟁을 계속하는 것은 집권 세력으로서의 책임감을 망각한 행태다. 6·3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보낸 경고를 무시할 경우 여권 전체의 지지율 하락은 가팔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