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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의 사명입니다”…무연고 참전용사 모시는 시민단체

중앙일보

2026.06.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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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없이 생을 마감한 뒤 지역 납골당에 안치됐던 한 6·25전쟁 참전유공자의 유해를 국립묘지로 옮기기 위한 절차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가유공자 후손 등이 모인 단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사람들’은 지난해 10월 경기 김포 한 요양원에서 숨진 6·25전쟁 참전유공자 고(故) 최행환씨(1933~2025) 유해를 국립묘지(호국원)로 옮기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무연고 국가유공자가 사망하면 각 지자체는 국가보훈부와 국립묘지 안장 등 관련 절차를 협의한다. 단체 측에 따르면 최씨의 경우 생전 그를 오랜 기간 돌봐온 요양원 측이 장례주관자를 자처하면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한 공설 봉안시설에 안치된 6·25전쟁 참전유공자 고(故) 최행환씨의 유골함. 사진 강영환 대표

경기 한 공설 봉안시설에 안치된 6·25전쟁 참전유공자 고(故) 최행환씨의 유골함. 사진 강영환 대표

결국 최씨 유해는 김포 한 공설 봉안시설 국가유공실에 안치됐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봉안시설은 예우나 유해 보관 기간 등에서 국립묘지와 차이가 있다. 그러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사람들 측이 무연고 국가유공자 유해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최씨가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최씨의 유해는 요양원·김포시·인천보훈지청과 협의를 마치면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인천보훈지청 관계자는 “지자체가 (최씨 유해에 대한) 무연고 처리를 하면 국립묘지 안장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나서 무연고 국가유공자 찾아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사람들 강영환(49) 대표는 3년 전부터 무연고 국가유공자 유해를 발굴해 이장을 추진하고 있다. 독립유공자 강제희 지사의 손자이기도 한 그는 유공자 유해가 각 봉안시설에서 산골 처리(뿌려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강 대표는 “봉안시설별로 차이는 있지만, 연고가 없는 유공자 유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유해와 함께 한꺼번에 산골 처리된다”며 “국립묘지로 모시면 더 장기간 안치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영구 안치도 가능하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직접 각 광역·기초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무연고 국가유공자 유해 파악하는 등 전수조사에 나섰다.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지자체 협조를 받지 못할 때는 일일이 유공자 명단을 확인하고 발품을 팔며 무연고자를 찾아냈다고 한다.

강영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사람들 대표. 사진 강 대표

강영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사람들 대표. 사진 강 대표

그 결과 서울·인천·부산·경기 평택 등에서 산골 처리될뻔한 유해 200여위를 발굴해 국립묘지 안장 등을 추진했다. 범죄전력 등으로 인해 국립묘지 안장이 어려울 경우 산골 처리되지 않고 공설 봉안시설에 장기간 안치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의했다. 강 대표는 “참전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범죄를 저지르는 안타까운 유공자도 많다”며 “그런 분들까지도 예우해드리는 것이 후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 등의 요청을 받은 국가보훈부는 전국 공설 봉안시설 무연고실에 안치된 유해 1만7405위를 조사해 지난해 4월 국가유공자 유해 93위를 찾아내 국립묘지에 안장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지자체 통보가 늦어지는 등의 이유로 파악되지 않은 무연고 유공자 유해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대표는 “국가유공자가 없었다면 현재 우리가 사는 이 국가도 없었을 수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모두 찾아 예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시민단체가 무연고 유공자를 발굴하는 것에는 큰 제약 있다”며 “국가가 나서 돌아가시기 전부터 무연고 유공자를 관리하고, 유고 시 곧바로 예우해야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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