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군부대에서 간부로부터 강압적인 팔굽혀펴기를 당한 뒤 횡문근융해증 치료를 받는 A 상병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 한 군부대에서 간부로부터 강압적인 팔굽혀펴기를 당해 근육이 녹는 상해를 입은 병사의 가족이 공정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철원군 15사단에서 복무 중인 A 상병의 가족은 지난 24일 국방부를 찾아 사건 발생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받은 4500여명의 엄벌 촉구 서명서와 공정한 수사 등을 촉구하는 민원서를 제출했다.
A 상병 어머니 B씨는 민원서에서 “가해 간부의 행위는 단순한 훈련 지도 과실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특히 고통 호소를 반복적으로 묵살한 행위는 고의성과 방임을 입증하는 핵심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사건 은폐나 축소 없이 가해 행위 경위와 고통 호소를 묵살한 경위 등 사건 전모를 철저히 수사하고 피해 병사와 그 가족에게 수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가해 간부는 군형법상 가혹행위와 형법상 상해죄 등 관련 법령이 정한 최고 수준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솜방망이 처벌이나 내부 징계로의 축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현재까지도 신체적·정신적 회복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잔여 복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B씨는 잔여 복무 기간 가해 간부와 관련자로부터의 완전한 격리와 2차 피해·보복·불이익 방지를 위한 국방부 차원의 보호 조치,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전문 상담 지원 등을 요구했다.
B씨는 “국가를 믿고 아들을 군에 보냈고 국가는 아들을 안전하게 지킬 의무가 있었으나 이번 사건은 그 의무가 현장에서 처참하게 저버려진 결과”라며 “국방부가 사건을 엄중하고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국군이 장병 생명과 인권을 진심으로 보호하는 조직임을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A 상병은 지난 3월 9일 체력단련 시간에 ‘뜀걸음과 팔굽혀펴기 100회를 달성한 뒤 자유롭게 체육활동을 하라’는 중대장 지시에 따라 동기와 함께 팔굽혀펴기를 하고자 체력단련실로 이동했다.
A 상병이 15회를 했을 때쯤 체력단련실로 들어온 C 중사와 눈이 마주쳤고 C 중사가 “그렇게 깔짝이지 말고 내려가라”며 A 상병의 등을 강하게 내리누르면서 강제 팔굽혀펴기가 시작됐다.
신체적 한계를 느낀 A 상병이 “너무 힘듭니다. 간부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며 세 차례나 중단을 요청했지만 팔굽혀펴기는 중단되지 않았고 A 상병은 가까스로 50회를 채웠다.
하지만 이후에도 팔굽혀펴기가 다시 시작됐고 “힘들어서 못 할 것 같습니다”라는 호소는 재차 묵살됐다. 결국 100회에 가까운 팔굽혀펴기를 이어가다 A 상병의 호흡이 급격히 거칠어지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C 중사는 팔굽혀펴기를 멈췄다.
이튿날 양팔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A 상병은 ‘콜라색 소변’을 봤으며 병원으로 후송돼 진행한 검사 결과 근육효소(CK·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정상 수치의 수백 배에 달하는 7만7380까지 치솟는 것으로 나타나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고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