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전 의원이 25일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상직(63) 전 의원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은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고 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5일 이 전 의원의 업무방해·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의 무죄 부분에 업무방해죄의 ‘위력’ ‘방해’, 뇌물공여죄의 성립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2015~2019년 이스타항공 채용 과정에서 외부 청탁을 받아 특정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2016년 국토부 공항출장소 항공정보실장 정모씨로부터 항공기 이착륙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그 자녀를 채용한 혐의(뇌물공여)도 있다.
2020년 6월 29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서 있는 모습. 뉴스1
1심 법원은 이 전 의원이 “공개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업무방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 전 의원은 징역 1년 6개월을, 함께 기소된 최종구·김유상 전 이스타항공 대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별도로 진행된 국토부 뇌물공여 사건의 1심 재판부도 유죄 판단을 내렸다. 이 전 의원은 징역 4개월을, 최 전 대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이들에게 자녀 취업을 청탁하고 편의를 봐준 정씨 역시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합격자 결정은 대표이사의 고유 권한으로, 경영진이 채용에 관여했다고 해서 곧 업무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이 인사 담당자에게 불이익을 예고하거나 제재를 가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다만 최 전 대표에 대해서만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 언행이 있었다”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정씨의 채용 청탁을 들어준 건 최 전 대표의 단독 범행이라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이 정씨 자녀 채용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지시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 전 대표에게 1심보다 감형된 벌금 1000만원을, 정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날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두 사람의 유죄 판결 역시 확정됐다.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사건은 시민단체의 고발로 2021년 4월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검찰의 재수사 요청에도 두 차례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2022년 8월 이 사건을 타이이스타젯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전주지검으로 보냈고, 전주지검은 약 3개월 만에 이 전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이 전 의원 재구속 후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취업 특혜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거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를 타이이스타젯에 채용해 급여 명목으로 2억여원을 주는 방식으로 문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도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혐의로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돼 전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타이이스타젯 설립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 등)로도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