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우리가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쏟아지던 의심들, 우리는 결과로 대답했다.”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 오른 두 팀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예상 밖의 1-0 승리를 거두며 A조 1위로 뛰어오른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단은 축제 분위기였다. 패하며 3위로 추락한 한국은 여전히 32강 결선 토너먼트 출전 가능성이 남아 있음에도 초상집 같았다.
경기 후 열린 공식기자회견장에서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결과로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A조 최약체’라는 평가에 갇혀 느낀 지난 2주간의 설움을 조별리그 최종전 승리와 함께 속시원히 털어냈다.
한국전 승리 직후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누는 브로스 감독(왼쪽 두 번째). AP=연합뉴스
그는 “우리 선수들 경기력이 정말 자랑스럽다. 볼을 소유할 땐 위협적이었고 공간을 영리하게 활용했다”면서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체코전(1-1무) 이후 우리에 대한 기대감이 바닥을 쳤다. 모두가 탈락을 이야기했고, 언론은 끊임없이 의심을 쏟아냈다”면서 “하지만 나와 우리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오늘, 결과로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브로스 감독은 남아공 저력의 비결로 ‘끈끈한 유대감’을 언급했다. 관련 질문을 받고 “내가 사령탑이지만, 모든 것을 바쳐 싸워주는 우리 선수들은 나에게 친구와 같은 존재”라 말문을 연 그는 “우리는 서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오늘의 성공도 그 바탕에서 거둔 것”이라 말했다.
당초 한국의 자리로 여겨지던 A조 2위를 꿰찬 남아공은 오는 29일 오전 4시 B조 2위인 공동개최국 캐나다를 상대로 32강 결선 토너먼트를 치른다. 브로스 감독은 “곧장 (32강 경기장소인)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고 싶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허락을 받지 못해 (베이스캠프가 있는) 멕시코 파추카로 일단 돌아간다”며 빡빡한 일정과 장거리 이동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이제 전술 훈련은 의미가 없다. 오직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서로를 믿고 어떻게 싸워왔는지, 그런 팀이 어떤 결과를 가져가는지 끝까지 지켜봐 달라”면서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홍명보 한국 감독을 격려하는 브로스 남아공 감독. 남아공은 A조 2위에 올라 캐나다를 상대로 32강전을 치른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