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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에 AI 거품론 불식…K반도체 ‘청신호’

중앙일보

2026.06.24 22:50 2026.06.2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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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론테크롤로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롤로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사상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시장을 짓눌렀던 인공지능(AI) 투자 과잉 우려를 떨쳤다.

세계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업황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메모리 투톱(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적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매출 414억5600만 달러(약 64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58억4000만 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은 데다 분기 매출 사상 첫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기준 영업이익은 336억8100만 달러(52조원) 수준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효자’는 AI 가속기에 탑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다. 해당 실적이 포함된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문은 매출 137억6900만 달러(2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0% 넘게 증가했다.

일반 서버용 D램과 SSD(저장장치)를 맡은 ‘코어 데이터센터’ 부문(115억2400만 달러)과 휴대폰·PC 등이 대상인 ‘모바일·클라이언트’ 부문(115억2100만 달러)도 쾌재를 불렀다.

그간 시장에선 AI 수요 둔화 및 빅테크의 과잉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제임스 매킨토시는 지난달 “AI 공급망에서 악재가 터질 수 있는데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가 대폭 축소하거나 AI 도입 속도가 예측보다 느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크론이 실적 선방으로 AI 수요가 건재함을 증명하면서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마이크론이 제시한 다음 분기(6~8월) 매출 전망치는 500억 달러(77조1450억원)로, 시장 예상치(435억8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2028년 산업 공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하는 수요를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지 현재로써는 가시성이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세계 메모리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화색이 돈다. 마이크론 못지않은 실적이 예상돼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85조8777억원, SK하이닉스는 63조998억원이다.

계약 형태가 장기 공급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이날 마이크론은 3~5년 단위 장기계약(SCA) 16건을 체결했다며 “현재 협의 중인 계약까지 완료되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장기 계약”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지난 1분기(1~3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사와는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그간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수요 증가→공급 과잉→가격 폭락’이 반복되며 극심한 실적 변동성을 겪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마다 대규모 적자를 피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장기 계약으로 사업 체질을 전환하며 미래 수익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식 시장도 들썩였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0% 이상 상승했다. 마이크론 주가가 움직이면서 최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한 대규모 투자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힌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13.06% 오른 29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5.29% 올랐다.



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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