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 특검과 사전투표 폐지 필요성을 밝히고 있다. 김종호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 쇄신을 강조하던 여야가 25일 해법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선관위 노조가 전날 제안한 ‘사전투표 폐지, 본투표 확대’가 여야의 간극을 벌리는 직접적 계기였다. 선관위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선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에 ▶사전투표 단계적 폐지 및 본투표 이틀 확대 ▶지방자치단체와 투표 업무 공동 운영 ▶본투표 다음 날 개표 등을 담은 개혁안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진의 의견”이라며 “민주당이 사전투표 폐지를 반대한다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사전투표 폐지와 본투표 이틀 확대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참여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선거제도 개혁 TF 단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참정권 수호를 위한 제도개혁TF 현장 공무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민주당은 선관위 노조 제안에 신중한 입장이다. 전날 비공개로 열린 선거제도 TF 회의에선 사전투표 폐지 제안에 대해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거나 “국민이 수용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는 등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고 한다. 여당 지지층이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상황에서 “투표일을 3일에서 2일로 줄이자는 게 말이 되느냐(민주당 관계자)”는 반응도 있었다.
다른 개혁 과제를 둘러싼 여야의 해법도 엇갈린다.
민주당은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구조적 견제 장치를 마련하려면 결국 개헌이 필수적이라 보고 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원포인트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며 “5·18 정신 수록 개헌도 막더니 선관위 개혁 개헌도 막을 심산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보다 특검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윤상현 국회 선관위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은 지난 22일 “개헌으로 가면 블랙홀이 된다”고 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도 “당장 시급한 건 개헌보다 특검”이라며 “누더기식 개헌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왼쪽은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임현동 기자.
각론에서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투·개표 업무를 두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실무를 맡는 만큼 권한과 책임도 함께 넘기는 이른바 ‘행정부 이관론’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투·개표를 맡기자는 말이냐”(주진우 의원)며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위철환 중앙선관위 상임위원(현 위원장 직무대행)의 거취를 두고도 국민의힘은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민주당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선우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투표 확대를 비롯한 주요 쟁점마다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촘촘히 얽혀 있다”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선관위 개혁 논의가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