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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말에 꽂혔습니다”…국제협의체 수장이 주목한 ‘G7 발언’

중앙일보

2026.06.25 01:09 2026.06.2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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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국제보건애드보커시]

“이재명 대통령이 ‘중·저소득국 내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말에 꽂혔습니다.”


세계 최대의 보건 관련 국제민간협력체인 글로벌펀드 피터 샌즈 사무총장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G7(선진 7개국)에서 공적개발원조(ODA)와 관련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는데, 샌즈 총장이 이런 평가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여국들의 공적 재원이 수원국(원조를 받는 나라)의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G7 등 공여국과 수원국간 새로운 파트너십을 모색해야 한다”며 “수원국들이 공적 재원을 활용해 자국 내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경제 자립을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샌즈 총장은 “각국(수원국)이 자립으로 가는 길에 보건상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공과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민간’에 꽂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민간 분야의 재원 기여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재원을) 공여하거나 혁신기술을 제공하거나 서비스나 예산을 전달하는 데 민간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공공의 역할이 작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국제기구와 비교해봐도 글로벌펀드가 가장 활발하게 (민간과) 협업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이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세비야 약속(제4차 유엔개발재원총회의 합의, 2025년 6월) 관련 새로운 의제를 진전시키고 보건·디지털 분야 전략적 투자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쪽(한국과 EU) 다 글로벌펀드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비야 약속을 지원하고, 거대한 변화에 많은 재원을 동원하려는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

샌즈 총장은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글로벌펀드의 제8차 재정공약회의(2027~2029)에서 한국이 3년간 1억 달러를 공여하기로 한 점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종전에 2500만 달러 내던 것을 윤석열 정부에서 2024~2026년 공여액을 1억 달러로 4배로 올렸고 이재명 정부에서 이를 이어받아 1억 달러 약정 약속을 유지했다. 샌즈는 이렇게 평가했다.

" “1억 달러는 매우 많은 공여이라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8차 회의에서 그 전 공여액을 유지하거나 증액한 나라가 있지만 감축한 곳도 있습니다. 8차 약정 총액은 127억 5000만 달러입니다. 그 전보다 약간 줄었어요. 민간은 크게 늘었지만, 국가의 공여는 줄었습니다.” "

그는 “7차 약정에서 한국의 증액 폭이 매우 컸고, 8차에서 유지해줘서 분명하게(certainly)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을 만나 “한국의 국제보건 분야 역할이 커진다. 1억 달러 약정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샌즈 총장은 “한국이 2028년 G20 의장국을 맡는다고 들었다. 한국이 혁신적인 국가라서 국제보건 분야에서 혁신적인 역할을 강조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펀드는 중저소득국의 말라리아·결핵·에이즈 퇴치를 목표로 하는 협력체이다. 최근에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대응에 지원하고 있다.


Q : 얼마나 지원하나.
A : 820만 달러를 지원한다. 그런데 에볼라로 인해 콩고민주공화국과 주변국에 말라리아 사망률이 치솟는다. 에볼라가 창궐할 때마다 그랬다.


Q : 왜 그런가.
A : 지역의 보건 인력이 에볼라 관리에 투입돼 말라리아가 소홀해진다. 소아가 말라리아에 걸리면 72시간 내 진단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이 시간이 지나면 치명률이 올라간다. 고열을 앓는 아이를 엄마가 병원에 데려가는 걸 두려워하면 아이가 위험해진다. 에볼라 사망률보다 말라리아 사망률이 더 높게 나온다. 그래서 더 많은 진단키트와 의약품, 모기장 등을 보급하는 중이다.


Q : 유럽에 폭염이 찾아오는 등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말라리아 등이 영향을 받나.
A : 사이클론(열대 바다의 폭풍)이 덮치거나 홍수가 나면 말라리아·결핵·에이즈가 영향을 받는다. 특히 말라리아가 급증한다. 의약품은 상온 보관과 냉장 보관으로 나뉜다. 상온 보관 가능 온도가 40도인데, 많은 지역에서 넘어간다. 고온에 노출되면 약효가 떨어질 것이라는 증거는 없지만, 이걸 접종하거나 복용하는 게 걱정된다.

샌즈 총장은 2002년 한국의 월드컵 4강 경기를 봤다고 한다. 한국 국민의 열광적인 응원이 인상적이었다고. 샌즈 총장은 어릴 때 싱가포르 등지에서 자라 젓가락질을 아주 잘한다. 인터뷰 도중 능숙하게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었다. 그는 “언제나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특히 불판에 굽는 고기, 김치를 매우 좋아한다”고 말한다. 올해 7번째 방한했다.

피터 샌즈 총장은 2006~2015년 스탠더드 차터드PLC회장을 지냈고 당시 제일은행을 인수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과 국제보건연구소에서 연구하다 2018년 글로벌펀드 사무총장이 됐다. 글로벌펀드는 기여금을 내거나 받는 나라의 정부와 국제기구·비정부기구(NGO) 등 민간 부문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파트너십 형태 조직이다. 한국의 국제보건애드보커시가 참여한다.

글로벌펀드는 2002년 설립 이후 820억 달러를 모금해 7000만명의 목숨을 구했다. 세 가지 감염병 사망률을 63% 줄였다. 한국 기업들이 2010~2025년 9억 3200만 달러의 진단기기·의약품·의료기기 등을 공급했다. 총액 면에서 세 번째이다. 진단기기는 1위이다.



신성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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