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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수레로 구조 사투 ‘베네수 지진’…미군·유엔·IMF·교황도 돕는다

중앙일보

2026.06.25 19:56 2026.06.2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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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북동부 카라발레다의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피해자를 찾고 있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북동부 카라발레다의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피해자를 찾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남미 국가 베네수엘라가 최근 강진으로 신음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는 물론 유엔(UN) 등 국제기구가 속속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24일 발생한 진도 7.2와 7.5 규모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589명, 부상자가 298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200명이 매몰돼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종자도 157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건물 최소 250채가 파손돼 이재민 가구가 2927가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오랜 서구 제재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는 강진의 영향으로 인프라가 마비됐다. 수도 카라카스 일부 지역은 전력·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통신망이 두절됐다. 지하철이 끊겼고, 국가 관문인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도 전면 폐쇄됐다. 구조 작업이 차질을 빚는 이유다. 스페인 EFE 통신은 “구호물자가 부족해 주민들이 중장비 대신 삽·수레·맨손으로 밤샘 구조 사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강진으로 인해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피해 규모가 최소 100억 달러(약 15조5000억원), 최대 1000억 달러(약 1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000억 달러는 베네수엘라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맞먹는다.
지구촌 연쇄 강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지질조사국(USGS)]

지구촌 연쇄 강진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지질조사국(USGS)]


곳곳에서 구호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중국뿐 아니라 유럽과 베네수엘라 인근 국가가 구조대 파견, 구호물자 및 재정 지원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이날 1억5000만 달러(약 2320억원) 규모 원조에 나서기로 했다. 미군과 수색대, 의사, 소방관, 구조공학 엔지니어 등으로 꾸린 구조대도 투입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고, 도울 의지, 도울 능력도 있다”며 “우리의 새 위대한 친구들을 위해 그곳(베네수엘라)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피해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다음 달 25일까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온 중국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게 위로 전보를 보내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사망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베네수엘라의 재난 구호 및 재건에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구조대가 베네수엘라 지진 현장 파견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구조대가 베네수엘라 지진 현장 파견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에선 프랑스가 전문 수색·구조대원 85명을 파견한다. 네덜란드는 200만 유로(약 35억원) 상당의 구호 패키지를 보내기로 약속했다. 스페인은 군 수색·구조대 57명과 소방관 40명을 파견했고, 현지에 야전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스위스는 수색 인력 80명과 수색견 8마리, 18톤(t) 분량의 구호 장비를 보내기로 했다. 독일은 군용 수송기 6대를 지원한다.

중남미에선 멕시코가 수색과 의료 인력을 파견했다. 엘살바도르는 구호 인력 300명과 의약품, 생필품을 준비했다. 이밖에 쿠바·칠레·콜롬비아도 구호 인력 파견을 약속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베네수엘라 강진에 따른 인명 및 재산 피해와 관련, 신속한 대응과 조기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서 활동 중인 국제기구를 통해 500만 달러(약 77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피해 지역 복구와 해당 지역 주민의 조속한 일상 복귀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국제사회 전역의 도시 수색 구조팀을 신속히 파견하도록 조율하고 있다”며 도움을 촉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난 복구를 위해 베네수엘라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지진 복구 예산으로 IMF 재원을 활용해 2억 달러를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WB)도 원조를 추진 중이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IFRC)은 250만 달러(약 38억7000만원)를 지원했다. 국제 구호단체 월드비전은 5000만 달러(약 750억원) 규모 지원 대책을 준비 중이다. 교황 레오 14세도 자선 활동을 총괄하는 교황자선소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10만 유로(약 1억7000만원)를 지원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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