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세무기록 첫 공개…찰스 3세 연 264억원 세금 납부
중앙일보
2026.06.25 20:39
2024년 7월 17일 영국 의회에서 국왕 연설을 하는 찰스 3세 영국 국왕. AP=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024~2025 회계연도에 약 1290만파운드(약 264억원)의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왕의 개인 납세 내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연례 왕실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소득세와 자본이득세 등을 합쳐 총 1290만파운드를 납부했다. 이는 영국 국세청 기준 상위 100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찰스 3세는 전년도인 2023~2024 회계연도에도 1170만파운드(약 239억원)를 납부했다.
영국 국왕은 소득세와 상속세, 자본이득세를 납부할 법적 의무가 없지만,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왔다. 다만 구체적인 납세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윌리엄 왕세자도 같은 기간 각각 776만파운드(약 158억원), 834만파운드(약 170억원)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킹엄궁은 이번 공개가 왕실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로, 찰스 3세와 윌리엄 왕세자의 개인적인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찰스 3세는 토지와 투자, 부동산 등으로 구성된 랭커스터 공작령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공식 활동과 개인 지출을 충당하고 있다. 2025~2026 회계연도 기준 랭커스터 공작령의 연간 수입은 약 2520만파운드(약 515억원)다.
윌리엄 왕세자는 콘월 공작령에서 수입을 얻는다.
버킹엄궁은 찰스 3세 즉위 이후 국왕과 왕세자가 영국 국세청에 납부한 세금 총액이 5000만파운드(약 1002억원)를 넘었으며, 두 사람 모두 최고 세율을 적용받아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왕실의 주요 해외 순방과 이동 비용도 함께 공개됐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해외 일정은 윌리엄 왕세자의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으로, 사흘 일정에 약 13만파운드(약 2억6000만원)가 들었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의 지난 4월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도 나흘간 약 13만파운드가 지출됐다.
지난 1년간 왕실 가족의 헬리콥터 이용은 총 177회였으며, 관련 비용은 약 73만파운드(약 15억원)로 집계됐다.
왕실 운영을 지원하는 공적 재원인 '소버린 그랜트(Sovereign Grant)'는 2027~2028 회계연도 기준 약 9990만파운드(약 2042억원)로 책정됐다.
버킹엄궁은 이 금액에 대규모 보수 공사 비용이 반영됐으며, 공사가 완료되면 지원 규모는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버킹엄궁은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찰스 3세 부부는 공사가 끝난 뒤에도 버킹엄궁으로 거처를 옮기지 않고 2005년부터 거주해 온 클래런스 하우스에 계속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버킹엄궁은 이 같은 결정이 궁전의 대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