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 제철을 맞는 감. 사람들이 즐겨 먹는 감과 달리 감잎은 쓰레기와 함께 버려지기 일쑤다. 감잎차를 만드는 용도로 종종 사용되기도 하지만 감잎은 성장 과정에서 두꺼운 왁스층을 만들기 때문에 식용으로는 섭취하기 곤란하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삼백(三白·쌀, 누에고치, 곶감)의 고장’으로 불리는 전국 최대 감 주산지 경북 상주에 위치한 상주감연구소가 감잎 활용 기술을 지역 기업에 보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북농업기술원 상주감연구소가 감잎을 분말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상주감연구소는 지난해 4개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2일 행복예감곶감, ㈜씨앤에스, 청도뷰티연구소 등 3개 지역 업체와 감잎분말 제조기술 무상이전(3년) 계약을 체결했다.
상주감연구소가 이전한 기술은 기존 동결건조 방식의 단점인 높은 비용과 작업상의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열풍건조 공정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감잎 고유의 녹색도를 높게 유지하면서도 기능성 성분 손실을 최소화하고 미세 분말화 기술을 접목해 활용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지난 22일 경북농업기술원 상주감연구소 세미나실에서 감잎 분말 제조기술 기술이전 협약체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기술이전을 받은 행복예감곶감은 건조감 대량 생산 업체로, 기존 건조감 제품에 감잎을 활용한 제품을 함께 구성해 선물용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씨앤에스는 천연 세안제와 홍시를 활용한 제품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감잎 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제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감잎을 활용한 가루 형태의 세안제 개발을 추진 중이며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청도뷰티연구소 역시 감잎의 항산화 기능을 활용한 천연 세안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천연 소재와의 조합을 통해 기능성을 높인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주감연구소는 지역 업체 ‘옥배네 국시’에 감잎분말을 이용한 감잎칼국수 제조 방법을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상주감연구소는 감잎을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로 전환함으로써 지역 농산물의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도 높아 새로운 산업자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하다.
감잎을 가공해 만든 제품들. 사진 경북도
상주감연구소는 오랜 기간 지역 대표 특산물인 감의 과실뿐만 아니라 잎과 부산물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 특히 감잎에 함유된 항산화, 항고혈압, 항당뇨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에 주목했다. 감잎은 비타민 함유량이 레몬의 20배에 달하고 세포의 활성산소 생성 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3년간 감과 감잎의 고부가가치 소재화를 목표로 대학·기업과의 공동연구도 추진한다. 경북대학교와는 감 유래 기능성 성분의 체지방 감소와 피부 개선 효과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민간기업 팡이발효연구소와 기능성 성분을 활용한 발효식품 개발과 실용화를 위한 산업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은 “이번 기술이전은 지역 특산물인 감의 활용 영역을 넓히고 감잎이 가진 산업적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다양한 감 가공제품 개발과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