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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월드컵처럼…‘40도 살인 폭염’ 덮친 유럽의 생존대책

중앙일보

2026.06.27 14:00 2026.06.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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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폭염 속 젊은이들이 생마르탱 운하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폭염 속 젊은이들이 생마르탱 운하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 전역을 강타하면서 기업들이 근무 환경 개선과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폭염으로 유럽 전역의 기온이 치솟으면서 기업들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업무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럽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가 상공에 정체돼 발생한 열돔 현상으로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스페인·영국·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는 폭염 여파로 열차 운행이 취소되고 학교 수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폭염이 일상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자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독일 거대 물류 기업 DHL은 11만1000명 이상의 우편 노동자들이 폭염 속에서도 배달 업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재사용 가능한 쿨링 타월과 손목 냉각기, 자외선(UV) 차단 목 보호대 등이 담긴 ‘쿨박스’(무더위 지원키트)를 지급했다. DHL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극심한 고온은 육체노동 종사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며 “직원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와 자외선 차단제 사용, 그리고 가능한 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분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3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분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2위 제철업체인 티센크루프 스틸 유럽은 작업장 온도가 섭씨 45도 이상까지 오를 수 있는 고로(용광로)와 제강·열연 공장 근로자들에게 추가로 물과 과일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 최대 에너지 네트워크 운영업체 이온(E.ON) 역시 직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사내에 쉼터를 설치했다. 로이터통신은 “건설업체들은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을 피해 근무 시작과 종료 시각을 앞당기고 있으며 유통업체들은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수요 급증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월드컵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것과 같은 ‘쿨링 브레이크’를 작업 현장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 기간 무더위에서 선수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후반 각각 3분간의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을 의무화했다.

유럽 내 약 4500만 명의 조합원을 둔 유럽노조총연맹(ETUC) 사무총장 에스더 린치는 25일 “이번 월드컵에서 시행 중인 쿨링 브레이크를 통해 폭염이 노동자들에게 초래하는 위험과 이를 줄이기 위한 안전 조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건설 노동자나 과일 수확 노동자, 버스 운전기사 등이 무더위에서 회복하는 데는 3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업무 방식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에는 폭염이 뜻밖의 호재로 작용했다. 영국 가전 유통업체 커리스는 폭염이 본격화되면서 선풍기 판매량이 전주 대비 약 3000% 급증했고 에어컨 판매량도 약 330% 늘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냉방 가전 수요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다수 기업과 시민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폭염 등의 영향으로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 부담에 직면한 상황이다.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만하임대 연구에 따르면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EU는 2029년까지 약 1434억6000만 달러(약 221조2153억원)의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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