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지난 19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민선 9기 대전시정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허태정 인수위]
민선 9기 출범을 사흘 앞둔 가운데 신임 단체장들이 전임 단체장의 이른바 ‘알 박기 인사’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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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민선 8기 대전시 인사 전횡 이뤄져"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열린 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전시정을 점검한 결과 재정 문제 외에도 인사 전횡이 드러났다”며 “저도 재선 구청장과 (민선 7기) 대전시장을 지내면서 인사를 해봤지만, 민선 8기 대전시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이 난무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는 (승진·보직) 인사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지난 4개월간 이뤄진 인사를 보면 5급 이상 승진자가 90명에 달한다”며 “내용을 봐도 공사·공단에 있는 자리를 뒤져 퇴직자를 밀어 넣고 개방형 직위였던 자리를 일방형 직위로 전환해 만든 알 박기 인사였다”고 지적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회의에 앞서 민선 8기 대전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 허태정 인수위]
허 당선인은 “이미 초과한 2·3급(이사관·부이사관) 정원을 떠안고 민선 9기를 출범하는 시점에서 퇴직자는 있고 승진자는 없는 상황”이라며 “민선 8기 인사권 남용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고 이장우 시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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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부여군수, "군수 부재 승진 인사 불공정" 비판
허 당선인은 취임과 함께 알 박기 승진에 대해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명확하게 점검할 방침이다. 그는 “불공정 인사를 바로잡고 특정 분야에서 이뤄진 편법·불법 인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한 뒤 반드시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용우 충남 부여군수 당선인(국민의힘)도 최근 입장을 내고 지난 5월 부여군이 단행한 4급(국장급) 인사 발령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 당선인은 “업무 공백기인 5월 진행한 인사는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알 박기 인사였다”며 “취임 후 정당성을 명확하게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용우 충남 부여군수 당선인이 지난 23일 공주에서 열린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부여군]
부여군은 박정현 전 군수(민주당)가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2월 말 사퇴한 뒤 홍은아 부군수 대행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4월 30일 명예퇴직으로 4급 두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되자 부여군은 “행정 공백 장기화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으로 5월 1일 자로 인사 발령을 냈다.
이용우 당선인은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에서 이뤄진 승진 인사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이는 특정 간부를 염두에 둔 코드 인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한대행 체제에서의 승진 인사는 차기 군수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취임 후 승진 인사 과정을 철저하게 검토한 뒤 필요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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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알 박기 인사 문제 촉발, 해결방안 검토"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과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도 연일 민선 8기를 비난하는 자료를 내고 있다. 포문은 ‘알박기 인사’였다. 지난해 ‘신임 시장의 임기 개시 전날 출자·출연 기관의 장의 임기가 종료’하는 내용의 ‘인천시 출자·출연 기관의 장의 임기에 관한 조례’가 의회를 통과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22일 인천 송도G타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찬대 인수위]
그러나 부칙으로 ‘조례 시행 전 임명된 기관장 임기는 종전 임기에 따른다’고 예외 조항을 두면서 지난해 임명된 출자·출연기관장 5명의 거취가 문제가 됐다. 맹성규 인수위원장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시장이 출범하면 협조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알 박기 인사 문제가 촉발된 만큼 어떤 방향으로 논의하면 좋을지 함께 검토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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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지사, 후임 도지사에 인사권 넘겨
반면 6월 30일 퇴임하는 김태흠 충남지사는 승진·보직인사를 하지 않고 민선 9기 박수현 당선인에 권한을 넘겼다. 특히 출자·출연기관장도 자신의 퇴임에 맞춰 동시에 물러나도록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022년 7월 취임 후 “도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출자·출연기관장과 도지사의 임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며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해온 알 박기 인사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16일 열린 고별 기자간담회에서 민선 8기 충남도정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신진호 기자
이에 따라 충남도는 2023년 ‘충남도 정무·정책보좌공무원 및 출자·출연기관장과 임원의 임기에 관한 특별 조례”를 신설했다. 조례에 따라 도지사가 임명하는 출자·출연기관장과 임원 임기를 2년으로 하되 새로운 도지사가 선출될 경우 잔여 임기와 관계없이 신임 도지사의 임기 개시 전날 퇴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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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조례로 도지사와 출자·출연기관장 임기 맞춰
조례 적용 대상은 충남도 산하 18개 공공기관 가운데 상위법에 따라 기관장 임기가 보장되는 기관을 제외한 출자·출연기관 8곳이다. 이들 기관은 박수현 당선인 취임 이후 임원추천위원회 구성과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선임된다.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신임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기관장이 임기를 함께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관의 성과와 업무 추진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