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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4번 타자였다

중앙일보

2026.06.28 08:01 2026.06.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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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지난해부터 성적이 내림세인 2024년 KBO리그 홈런왕 맷 데이비슨과 결별한다. [사진 NC 다이노스]

NC가 지난해부터 성적이 내림세인 2024년 KBO리그 홈런왕 맷 데이비슨과 결별한다. [사진 NC 다이노스]

“여러분은 내 가족이었고, 제2의 고향이었습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 26일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데이비슨은 2024년 NC 유니폼을 처음 입고 46홈런을 터뜨려 홈런왕에 오른 거포 내야수다. 그 성적 덕에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초로 다년(1+1년) 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성적이 내림세였다. 세 번째 시즌인 올해는 63경기에서 타율 0.290, 홈런 8개, 40타점, OPS 0.826으로 장타력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위에서 중위권 재도약을 노리는 NC는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을 위해 데이비슨을 내보내기로 했다.

결별이 공식 발표된 날, 데이비슨은 변함없이 4번 타자로 키움 히어로즈와의 창원 홈 경기에 나섰다. 당장 라커룸에서 짐을 싸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그는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NC 소속으로 나서는 마지막 타석은 8회 말 찾아왔다.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를 밟은 데이비슨이 오른손을 번쩍 들어 홈 팬들에게 인사했다.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고, NC 선수단 곳곳에서 눈물이 번지기 시작했다.

9회 초 마지막 수비. 창원 NC 파크 1루에 선 데이비슨 옆에서 2루수 박민우는 연신 울컥했다. 더그아웃의 박건우는 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데이비슨은 평소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단 내에서 인기가 높았다. 올해 연봉이 6억원 깎였는데도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에게 아이스커피, 도넛, 자신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등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데이비슨도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마지막 아웃 카운트까지 자리를 지켰다. NC는 이 고별전에서 키움에 11-4로 크게 이겼다. 데이비슨도 안타 2개에 3타점을 올리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경기가 끝나자 모든 야수가 내야로 모였다. 데이비슨은 동료들을 끌어안았고, 모두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펑펑 울었다. 국적의 울타리를 넘어 동료애를 나눈 NC와 데이비슨의 아름다운 작별이었다.

다음 날인 27일, 데이비슨은 SNS에 사진 여러 장과 함께 긴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보내주신 모든 사랑과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여정이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전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고민했지만, 어떤 말로도 온전히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내게 가족이자 제2의 고향이 되어줬다. 결코 빈말이 아니다”라며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뛰고, 열정적인 팬 앞에서 야구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인사했다.

데이비슨의 편지에는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 등 KBO리그의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댓글로 응원을 보탰다. 데이비슨은 마지막으로 “함께한 시간이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일찍 끝나게 됐지만, 여러분 덕에 지난 3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다”며 “어디에 있든 항상 다이노스의 한 조각을 내 마음속에 간직하겠다”고 했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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