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0일 동해상에서 열린 '해군, 첫 함대급 해상 기동훈련'에서 함정들이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 사진 앞쪽부터 앞쪽부터 서애류성룡함, 정조대왕함, 율곡이이함, 왕건함, 강감찬함, 대청함, 천지함. 사진 해군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정부가 12일 북한 측에 실종 해군 수색과 송환에 협조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동해 상에서 경비 임무 중 사라진 해군 소속 A 일병이 북방한계선(NLL) 이북으로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남북 간 직통 라인이 끊긴 가운데 지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발빠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동해 해상에서 경비 임무 수행 중인 해군 함정 병사 1명이 실종돼 NLL 이북 지역으로 표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실종자 수색과 송환에 (북한이) 협조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해 거진 동방 50여㎞ 해상에서 B 호위함에 탑승했던 A 일병이 실종됐다. A 일병은 호위함 기관실에서 근무하는 병사로 추진 전동기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그는 전날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근무한 뒤 이날 오전 8시부터 다시 근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근무 시간이 지난 뒤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함정 수색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해군은 A 일병에 대해 실종 신고를 하고 가족에 해당 사실을 전달한 뒤 해경 등과 함께 전방위 해상 수색에 착수했다.
정부가 실종 파악 몇 시간 만에 북한에 공개적으로 협조를 요청한 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피살 사건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군은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표류 중이던 이씨를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워 훼손했다. 정부는 당시 북한 단속정이 이씨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에도 여러 시간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실종 해역의 해류 방향과 속도가 유동적인 만큼 A 일병이 북한으로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도 국제상선공통망 등을 통해 실종 사실을 북측에 통지했다. 국제상선공통망은 북한도 수신할 수 있다. 또 군은 유엔군사령부에도 상황을 공유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경과 합동으로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하여 실종자를 탐색 중”이라며 “조업 중인 어선, 인근 상선 등에도 상황을 전파하고 수색을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A 일병의 실종 경위를 파악하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0~2시 시간대에 순찰업무를 맡았던 당직자로부터 자신의 근무 시간에 함정 내 실내 통로에서 A 일병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 일병의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군 당국은 A 일병이 사용하던 구명조끼가 함정 내에서 발견됐고 전체 재고에도 문제가 없는 점 등을 토대로 A 일병이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