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공룡’ 민간 배달플랫폼 사이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선보인 공공 배달앱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서울시의 ‘서울배달+(플러스)땡겨요’가 다양한 할인 혜택 등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배달+땡겨요 매출은 8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6억원)보다 2.5배 증가했다.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배 늘어난 규모다. 시는 민간 배달앱의 최대 9.7%에 달하는 소상공인의 중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배달 서비스 ‘서울배달+’를 운영 중이다. 당초 신한은행의 땡겨요를 비롯한 여러 민간 플랫폼과 협력해왔다. 하지만 점유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자 공모를 거쳐 지난해 초 땡겨요를 단독 운영사로 선정했다.
이후 서울시는 상권과 배달망이 촘촘한 지역 특성을 활용해 이용자와 가맹점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핵심은 파격적인 혜택 제공이다. 서울배달+땡겨요의 경우 자치구 배달 전용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15% 우선 할인에 결제 금액의 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땡겨요 할인쿠폰까지 적용돼 사실상 ‘삼중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해도 최대 10% 선할인에 5% 페이백 혜택을 제공한다. 할인비용 등은 시가 예산으로 보전한다. 한해 33억원~64억원 규모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63%(516억원)가 서울사랑상품권 등으로 결제됐다.
땡겨요 감성 애니메이션 광고 시리즈 '오늘도 골목은' 한 장면. 중앙포토
또 서울배달+땡겨요는 중개수수료를 2%로 유지하고 있다. 민간 배달앱(최대 9.7%)보다 7.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별도의 광고비도 받지 않는다. 서울시는 202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소상공인이 절감한 중개수수료를 약 163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혜택에 힘입어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회원은 291만명, 가맹점은 6만2000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57.3%, 29.2% 늘어난 규모다. 회원 수는 서울 시민 3명 가운데 1명꼴이다.
지난해 성장세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도 적지 않았다. 모바일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 전 주(7월 14일~20일)와 지급 2주차(7월 28일~8월 3일)를 비교한 결과, 땡겨요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47%(전국 기준) 늘었다. 서울 지역 이용자가 상당수라고 한다.
서울의 한 대학가에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는 모습. 뉴스1
반면 다른 지자체의 공공 배달앱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4월 외식경영학회지에 게재된 한 논문을 보면, 공공 배달앱은 ‘지역상생’ 이미지, 할인혜택 등 강점에도 낮은 인지도와 적은 가맹점, 사용 편의성 한계 등으로 민간 배달앱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자체들은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뒤 배달 수요 감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한다.
전국 최초 공공 배달앱으로 주목받았던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명수’는 지난 2021년 연 매출 90억63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2억3200만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사업비를 확대했지만 5월까지 누적 매출은 23억8300만원에 머물렀다. 가맹점 수는 2023년 1788곳까지 증가했지만, 현재는 1500개 수준으로 감소했다.
부산시 공공 배달앱 ‘동백통’도 지난 2022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만에 누적 매출 42억원을 달성하는 등 초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배달 수요가 줄고 연간 1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결국 2024년 5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부산시는 이후 지난해 8월부터 땡겨요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의 공공배달앱 ‘일단시켜’와 충남도의 ‘소문난샵’도 현재는 서비스가 종료된 상태다.
조상리 동의대 유통물류학과 교수는 “공공 배달앱은 대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로 운영되는데 소비자가 이런 의미까지 살펴 배달앱을 선택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할인율 등 공공 배달앱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을 보완하고 이를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홍보하면 이용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