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로 13일부터 전국 67개 전 매장의 영업을 임시 중단한다.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이날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돼 상품 대금 지급은 물론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 보안과 안전 유지를 위해 13일부터 본사와 대형마트 전 매장을 임시 휴업한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일부 매장이 비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어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기한인 7월 20일까지 진행 상황과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본 뒤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5월 대형마트 104개 매장 가운데 37개의 영업을 잠정 중단해 현재는 67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최근엔 전 품목을 최대 50% 이상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재고 정리에 나섰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는 마지막까지 회생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비록 회사 자체적으로 현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없지만,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지지와 협력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실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인 2000억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자금 조달 방안을 확보할 경우 회생절차 연장이 재고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홈플러스는 입점 점주가 운영하는 몰(Mall) 부문은 희망할 경우 영업을 이어간다고 했지만, 대형마트 휴업으로 협력업체와 입점업체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일부 입점 법인사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5월 판매대금을 아직 정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일부 업체는 직원 급여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자금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 영업까지 중단되면서 입점업체의 매출 감소와 협력업체의 경영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홈플러스가 이르면 오는 16일 법원에 미리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나온다. 회생절차와 연계해 진행하는 ‘견련파산(牽連破産)’은 인수자, 신규 자금, 회생 계획, 계속기업가치 등이 없어 더 이상 회생이 불가능할 때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는 절차다. 이를 택할 경우 일반 파산에 비해 회생 과정에서 발생한 공익채권의 우선순위가 유지돼 일반 파산보다 절차상 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된 뒤 일반 파산 절차를 밟으면 공익채권의 법적 지위와 변제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