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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축구 사라졌다”…VAR 개입에 축구 팬들 격노한 세 장면

중앙일보

2026.07.13 00:00 2026.07.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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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말 처음 도입된 축구의 비디오 판독(VAR)이 실시 10년 차를 맞았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VAR는 많은 경기에서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사진은 지난 2일(한국시간) 대회 32강전 벨기에-세네갈전에서 사이드 마르티네스 주심이 모니터로 리플레이를 보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016년 말 처음 도입된 축구의 비디오 판독(VAR)이 실시 10년 차를 맞았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VAR는 많은 경기에서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사진은 지난 2일(한국시간) 대회 32강전 벨기에-세네갈전에서 사이드 마르티네스 주심이 모니터로 리플레이를 보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016년 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처음 채택된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이 도입 10년 차를 맞았다. VAR 기술이 첨단화하면서 판정의 정밀성은 인간 한계를 넘어섰다. VAR는 축구를 더 좋은 스포츠로 만들었을까. 네 팀만 남은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VAR는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AP는 13일(한국시간) 이번 월드컵에서 VAR가 개입해 경기 흐름을 통째로 뒤바꾼 세 장면을 꼽았다.

◇규정의 빈틈과 오인 판정
축구 팬을 당혹게 한 최근 장면은 지난 12일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아르헨티나의 대회 8강전에서 나왔다. 스위스가 1-1 동점을 만든 지 5분 만인 후반 26분 스위스의 브릴 엠볼로가 퇴장당했다. 오인 퇴장 규정이 적용됐는데, 발단은 주앙 피녜이루 주심의 오심이었다. 아르헨티나 레안드로 파레데스의 태클 때 엠볼로가 넘어지자 주심은 파레데스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사실 엠볼로의 시뮬레이션(할리우드 액션)이었다.

2026년 7월 1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월드컵 8강 축구 경기에서 팀 동료 브릴 엠볼로(7)가 레드카드를 받자 스위스 선수들이 포르투갈 출신 심판 주앙 피녜이루에게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6년 7월 1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월드컵 8강 축구 경기에서 팀 동료 브릴 엠볼로(7)가 레드카드를 받자 스위스 선수들이 포르투갈 출신 심판 주앙 피녜이루에게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FIFA 규정에 따르면, 주심이 오인해 잘못된 선수에게 카드를 줄 경우 VAR가 개입할 수 있다. 요컨대 카드가 나오지 않았으면 VAR까지 갈 사안이 아니었다. 파레데스에게 옐로카드를 주는 바람에 VAR 룸이 개입해 온필드 리뷰(주심이 모니터로 리플레이 확인)를 권고했다. 리플레이를 확인한 주심은 파레데스의 옐로카드를 취소하고 대신 엠볼로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전반에 경고를 받았던 엠볼로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스위스는 연장 끝에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졌다.

◇골키퍼 보호와 과도한 개입
독일의 32강 탈락이라는 이변의 이면에 VAR의 지나치게 개입이 있었다. 지난달 30일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 파라과이의 대회 32강전에서 독일 조나단 타의 결승골이 취소된 장면에서다. 당초 골을 인정했던 잘랄 자예드 주심은 VAR 룸 호출로 모니터를 확인한 뒤 판정을 번복했다. 골 직전 독일 발데마르 안톤이 파라과이 골키퍼 올란도 길을 밀쳤다는 이유였다. 두 선수 간 접촉은 맨눈으로 감지하기 힘들 만큼 미미했다.

2026년 6월 30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32강 독일 대 파라과이 축구 경기에서 파라과이 골키퍼 올란도 길(12)이 독일의 발데마르 안톤(3)에게 파울을 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6년 6월 30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32강 독일 대 파라과이 축구 경기에서 파라과이 골키퍼 올란도 길(12)이 독일의 발데마르 안톤(3)에게 파울을 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판정 배경에 대회 전 피에를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이 내린 골키퍼 보호 지침이 있었다. 상대 선수가 공을 건드리지 못한 상태에서 신체적 접촉으로 골키퍼를 방해할 경우 반칙 적용을 강화하라는 내용이었다. 규정이 아닌 위원장 지침에 따라 골을 뺏긴 독일은 결국 승부차기에서 져 탈락했다. “수용할 만한 축구 고유의 몸싸움에 VAR가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첨단 센서와 사라진 낭만 축구
지난 3일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32강전은 축구가 기술에 압도당한 경기였다. 1-2로 뒤지던 크로아티아는 후반 추가시간에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극적인 동점골로 2-2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골은 VAR를 거쳐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취소됐다. 그바르디올의 슈팅에 앞서 공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크로아티아 이고르 만타노비치에 스쳤다는 이유에서다. 리플레이 화면으로도 접촉 여부는 전혀 식별할 수 없었다. 접촉을 판단한 건 공에 장착된 센서였다.

2026년 7월 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32강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 중 크로아티아의 골 시도에 대한 VAR 판독이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6년 7월 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32강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 중 크로아티아의 골 시도에 대한 VAR 판독이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관성측정장치(IMU)라는 센서는 초당 500번 데이터를 수집해 미세한 진동을 감지한다. 센서가 인간 감각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미세 접촉 순간을 잡아냈다. 이 판정으로 팀이 탈락하면서 사임한 즐라트 코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정밀 기술과 판정이 축구가 가진 날 것 그대로의 즐거움을 앗아갔다”고 씁쓸해했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장혜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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