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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하닉 팔고 미장 하닉 사는게 낫겠다”…‘롤러코스피’ 떠나는 개미들

중앙일보

2026.07.13 00:50 2026.07.1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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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약 9% 급락하며 7000선을 내준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5%와 10%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개인 투자자 이모(34)씨는 보유 중인 SK하이닉스 주식을 팔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예탁주식(ADS)을 살지 고민하고 있다. 이씨는 “이제는 서킷브레이커에도 익숙해질 정도로 코스피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며 “같은 주식이라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시장에서 거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개인 투자자의 매수 열기가 식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쌀 때 사겠다’며 받아내던 개인의 대기자금과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동시에 줄어든 반면, 미국 증시로 향하는 돈은 오히려 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1~10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하루 평균 순매수액은 1조1698억원이다. 지난달 하루 평균 순매수액인 2조191억원보다 42% 넘게 감소했다.

이에 개인 투자자의 ‘실탄’이 바닥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을 105조5758억원으로 집계했다. 지난 2월 20일 104조1291억원을 기록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달 전보다도 22조원 넘게 줄었다.

‘빚투’ 자금도 감소세다.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5740억원으로 최근 한 달 사이 약 2조원 줄었다. 다만 올해 초 28조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국내 투자자 자금 일부는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9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8억9779만 달러(1조3518억원)에 달했다. 불과 7거래일 만에 이미 지난달 전체 순매수액인 6억3295만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코스피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인식되는 미국 증시에 대한 선호가 다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에 지난 10일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은 기름을 부었다.

다만 미국 시장 역시 안전지대는 아니다. 13~14일(미 동부시간) 레버리지셰어즈, 그래나이트셰어즈, 프로셰어즈, 코기펀즈 등 운용사는 SK하이닉스 ADR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가격 제한 폭이 없어 국내보다 변동성이 더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양쪽 시장에서 레버리지 자금이 동시에 움직일 경우 본주와 ADR의 변동성이 서로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의 매수 여력까지 한계에 다다르면 지수의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한국은행 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 규제와 예탁금 감소 등을 고려할 때 개인의 순매수 여력이 무한정 커질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가 이미 큰 폭으로 조정받은 만큼 수급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하락할수록 수급 요인의 영향력은 감소한다”며 “국민연금도 코스피 8000선 초반을 기점으로 비중 조절에 나서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매도 압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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