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 달서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김용판 달서구청장의 말이다. 민선 9기 구청장으로 첫발을 내디딘 김 구청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행정)가 모른다고 구민의 아픔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구정을 운영하는 4대 가치(존중·엄정·협력·공감)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구청장의 구정 운영 철학은 취임 첫날부터 드러났다. 달서구청 앞에서 30개월간 이어지던 집회가 종료된 것이다. 그동안 민원인 측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부당함을 두고 2024년 1월부터 집회를 이어오면서 소음 등 추가 민원도 끊이질 않았다.
김 구청장은 “민원인이 집회를 한 이유는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이라며 “안 되는 걸 되게 한 게 아니다. 공감해주면서 존중하는 자세로 다가갔다. 대토론의 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마침 제 공약에도 있으니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1만 구민의 수장으로서 구민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체감 가능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A : “1호 과제는 행정문화 대혁신이다. 직원 모두가 구청장으로서 비전을 갖고 주민 입장에서 업무를 재해석하는 자기주도적인 공무원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취임 직후 ‘한배단(한 수 배우러 가는 단체)’을 만들었다. 다른 지자체들의 우수 정책에 대해 직원들이 직접 배우러 가서 느끼고 소통하는 장이다. 단순히 ‘열심히 하라’가 아니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불어 넣어주는 거다.”
Q : 주민들이 가장 체감할 만한 변화는.
A : “구청장실에 ‘구청장 직소 민원실’ 간판을 달았다. 민원 컨트롤 타워 역할을 구청장이 직접 하겠다는 것이다. 전에는 온라인으로만 민원을 받았는데, 이제 청장 직속 민원담당 직원을 한 명 뒀다. 주민의 아픔과 요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지다.”
Q : 공약으로 성서산단 혁신도 주요 과제로 담았는데.
A : “현재 성서산업단지의 실질적 가동률은 60%도 되지 않는다. 미래형 스마트 산업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이름부터 ‘DS밸리(Daegu Seongseo Smart Valley)’로 바꾸겠다. 규제를 풀고 기업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관점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의뢰하고, 기업들과 자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성서산단 지하철역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청년문화센터를 건립할 것이다.”
Q : 방만한 운영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A : “실적주의 행정은 지양한다. 우선 자잘한 축제를 정리하고 돈을 순환시키는 대표성 있는 축제만 만들겠다. 도원동 월광수변공원에 복숭아 축제인 ‘달서무릉도원페스타’를 열어 지역 대표 축제로 만들려고 한다. 도원동의 도자는 복숭아 도(桃)로, 무릉도원과 같은 도자다. 올가을 복숭아 나무를 심어 내년 첫 번째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에코전망대(구비 103억원)나 별빛천체과학관(구비 124억원) 등 실적형 사업을 철회하고, 달서숲과 달서구민운동장을 조성해 시민들의 힐링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Q : 끝으로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 “‘한 그루의 나무로는 숲이 되지 않는다’가 내 좌우명이다. 나무가 숲이 되려면 굽고 곧은 나무가 어우러져야 한다. 모든 공무원이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함께하는 행복 달서’를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