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향후 재정 운용과 중점 투자 방향 등을 논의하는 이번 회의에는 당·정·청 관계자 등 130명이 참석했다. 오른쪽은 한성숙 국무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과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도입 등 전기요금 체계 개편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물가 부담이나 국민들의 소득 문제가 없다면 가정용 전기요금 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비싸 중국 등 해외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국내 기업이 불리하다는 보고를 받은 뒤 나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1㎾h(킬로와트시)당 180원 수준인데 중국은 120원대로, 중국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굉장히 올라가 있다”며 “가정용은 1㎾h당 160원으로 산업용보다 싼 상황인데, 통상 국제 경쟁을 하지 않은 (가정) 영역이 조금 더 요금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정용 전기요금을 전면적으로 올린다면 현행 전기요금 체계에서는 바우처 형태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저소득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 바우처 예산이 8000억원 수준이라는 보고를 받은 후엔 “너무 적다. 나중에 토론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 외에 시간대별 요금제 적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력이 남아도는 시간에는 싸게, 피크타임일 때는 비싸게 받는 요금을 준비하고 있냐”며 “가정용도 결국 나중에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올해 4월부터 산업용 요금에는 태양광 발전이 많은 낮 시간대 요금은 할인해 주고, 밤 시간대 요금은 비싸게 받는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추가 건설 검토도 공식화했다. 김 장관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저 전원을 안정화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원전과 SMR 도입 여부를 결정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원전 건설 필요성은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정부 안팎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김 장관은 지난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 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단, AIDC 등으로 확정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만 30GW(기가와트)라고 밝혔다. 수송과 난방을 전기화하는 데 필요한 양까지 고려하면 2040년까지 50GW 이상의 전력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확정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채우는 데만 1.4GW급 대형원전 20기 이상이 필요하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이날 재차 밝혔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밝힌 재정 운용 기조를 실현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인 800조원대로 편성하기로 했다. 올해 본예산 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2027년 국세 수입은 당초 전망인 412조원을 훌쩍 넘는 500조원+α로 사상 최대 세수가 예상된다”며 이처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