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우크라·호주도 손 내밀었다…“K방산이 교본” 日의 무서운 반격

중앙일보

2026.07.13 13:00 2026.07.13 15: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왼쪽)과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이 2025년 12월 7일 도쿄 방위성에 배치된 패트리엇 첨단능력-3(PAC-3) 요격미사일 부대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왼쪽)과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이 2025년 12월 7일 도쿄 방위성에 배치된 패트리엇 첨단능력-3(PAC-3) 요격미사일 부대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 안보질서의 변화가 일본 방위산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군사력 확대, 최근 미국·이란 전쟁 등으로 세계적인 무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의 공급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방위장비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오랫동안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던 일본이 새로운 무기 공급처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패트리엇 미사일 생산 협력을 요청한 것은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생산 라이선스를 부여할 뜻을 밝힌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기자들과 만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일본 측 의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일본이 관심을 둔 우크라이나 드론 기술과, 일본의 패트리엇 생산 노하우 등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은 대만 유사시 사태 등에 대비한 드론 전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2026회계연도 방위예산안에서 무인 자산 방위능력에 전년의 약 2.5배인 2773억엔(약 2조 5800억 원)을 책정했고, 일본의 드론기업 테라드론도 지난달 우크라이나 요격드론 기업 2곳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왼쪽)과 필리핀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국방장관이 2026년 5월 5일 마닐라에서 방위협력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왼쪽)과 필리핀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국방장관이 2026년 5월 5일 마닐라에서 방위협력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에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다.

호주는 지난해 8월 개량형 모가미급 호위함을 차기 프리깃함 우선 기종으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 4월 약 70억 달러 규모의 사업 착수를 위한 계약을 일본과 체결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필리핀도 아부쿠마급 호위함과 TC-90 훈련기 이전을 일본과 협의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 논의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NATO 회원국 대사단 약 30명이 방일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 방위산업 협력 심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의 결정적 계기는 지난 4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 개정이다. 일본 정부는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기뢰 제거) 등 5개 유형으로 제한했던 완성 장비 수출 규정을 철폐하고, 살상 능력이 있는 함정과 미사일 등도 개별 심사를 거쳐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 방산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도시바는 향후 3년간 약 500명을 채용해 방위사업을 키우고 전담 수출부서도 신설했다. 미쓰비시전기도 유럽·호주·미국을 부품 공급 및 공동개발 시장으로 삼아 방위사업 매출을 2031년까지 3배인 6000억엔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안보 협력’과 ‘방위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한다고 분석한다. 방위산업이 일본 외교·안보 전략의 새로운 지렛대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2022년 11월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 일대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 대 주관 국제 관함식에서 자위대 소속 호위함 이즈모 등이 운행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2년 11월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 일대에서 열린 일본 해상자위 대 주관 국제 관함식에서 자위대 소속 호위함 이즈모 등이 운행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일본이 이 같은 수요에 맞춰 국제 방산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방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이제 막 세계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단계”라며 “그동안에는 자위대에 공급할 내수용 무기에만 집중해왔던 반면, 앞으로는 해외 수요에 맞추는 노력과 적응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방산기업을 모델로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