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도중 나와 "최고위원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의 대표 선출 방식으로 선호투표제를 적용하기로 14일 결정했다. “선호투표제 적용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맞서던 친정청래(친청)계가 한 발 물러선 결과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출 시) 결선투표의 방법으로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할 수 있음을 (당규에) 명문화했다”고 밝혔다. 기존 당규에는 전당대회 출마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할 수 있다는 조항만 있었는데, 결선투표의 방식 중 하나로 선호투표제를 명시했다는 것이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순위를 정해 투표한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 후보를 1순위로 뽑은 유권자의 표를 2순위 후보에 합치는 방식이다.
이날 최고위 결정은 일주일간 선호투표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해온 친청계 최고위원(문정복·이성윤·박지원·박규환)들이 “천 길 낭떠러지에 직면한 당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신을 잠시 내려놓겠다”(박규환 최고위원)고 입장을 선회한 결과다. 지난 7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선호투표제 도입을 결정하자 최고위원 7명 중 과반인 친청계는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맞서왔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최고위에서 당규 위반 논란을 봉합하기 위해 선호투표제를 당규에 명시하는 개정안을 제안했을 때까지만 해도 반대 입장을 고수했었다.
친청계가 급변한 배경에는 대표 선거 출마 당사자인 정청래 전 대표와의 공감대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 전 대표는 최고위 의결 직전인 14일 오전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선호투표를 계속 반대하면) 제가 유·불리를 따져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내가 불리하더라도 선호투표, 그냥 결정되면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당에서 결정하면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정 전 대표는 최고위 결정 뒤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쿨하게 수용한다”고 썼다. 재선 의원은 “선호투표로 해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이 없다는 표 계산을 마친 것 아니겠느냐”며 “당 결정에 계속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손해라고 판단한 듯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다만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결정에 반발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선호투표제 도입하는) 당규 개정안 또한 민주당 최고규범인 당헌 위반이 마찬가지임에도,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지 않고 요지부동”이라며 “지난 일주일 내내 마치 권투 경기에서 코너에 몰려 난타당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현재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워 이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썼다.
이날 최고위에선 8·17 전당대회의 또 다른 쟁점인 청년최고위원 별도 선출안은 부결됐다. 이번 전대에서 대표와 함께 선출하는 최고위원 5명 중 1명을 청년 몫으로 분리 선출하자는 건데, 이 또한 당내 논쟁의 대상이었다. 강 대변인은 “청년최고위원 관련 안건은 부결됐기 때문에 다시 전준위로 회부돼 재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후보 등록 일정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했다. 다만 당내선 “최고위원 후보가 10명 가까이 난립하며 청년 몫 하나를 떼어내는 데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겠냐”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