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조건부로 하향하는 정부 안에 대해 “너무 미약하다”며 추가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령 기준을 최대 2년 낮추는 방안 등을 포함해 추가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게 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만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담긴 촉법소년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살인 등을 저지른 중학교 1학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촉법소년 연령을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1세 하향 검토하는 한편 소년사법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안은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론화를 언급한 지 약 5개월 만에 마련됐다.
이 대통령은 권고안에 대해 “(연령 기준을) 일률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면서도 “(특정 경우에는) 한 살 만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예를 들어 열두 살인데 살해 행위나 중범죄를 알면서도 저지르거나 (촉법소년인 점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평등부 의견은 특정 범죄에 대해서 한 살만 낮추자는 것인데 ‘너무 미약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전 세계적으로 12세로 하는 경우도 꽤 많지 않느냐”고 물었다. 정부가 보고한 조건부 하향안에 대해 보완 필요성을 제기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주제인 만큼 최종 결정을 하지 말고 이번 논의를 기반으로 다시 국민 의견을 수렴해보라"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추가 의견 수렴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쟁점은 (연령 기준을) 전체적으로 낮출 것인지, 낮춘다면 1년인지 2년인지 최대 2년까지 낮출 것인지 같다"라며 "(또) 중대·반복·강력 범죄에만 한 살 낮출 것인지다. 이 범위 안에서 토론하고 국민 의견도 수렴해보라”고 했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성평등부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방안에 대한 추가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연령 기준을 최대 2년 낮추는 방안과 연령 하향 범위를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강력·중대·반복 범죄는 연령 기준을 1세 낮추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본다"면서도 "앞으로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추가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그동안 관계 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두 달간 운영하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한 주요 쟁점을 검토해왔다. 협의체는 현행 기준 유지를 권고했지만, 시민 공론화 과정에선 하향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협의체 권고와 국민 여론 사이의 온도 차가 이날 보고에 영향을 미쳤다. 애초 성평등부는 협의체 의견에 따라 현행 유지안을 지난 5월 국무회의에 올릴 계획이었으나 미뤘고, 결국 조건부 하향으로 정부안을 변경했다.
공론화 작업에 참여한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조건부 하향하자는 입장은 4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모든 범죄에 대해 일괄 하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30.2%, 현행 유지 의견은 17%였다. 숙의 토론 전후를 비교하면 조건부 하향은 45.8%에서 46.7%로 0.9포인트 올랐다. 국민 199명과 청소년 43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한 온라인 공청회에선 일괄 하향 의견이 각각 78%와 67%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