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북으로 띄우는 종이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이탈주민(북향민)의 날’ 기념식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경험은 사회 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언젠가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의 성공적인 정착 경험은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이탈주민(북향민)의 날 기념식’에서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독한 서면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뿌리내리고 계신 여러분이 참으로 자랑스럽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면 축사를 보냈다. 이를 두고서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던 전임 정부 때보다 행사의 위상이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행사 당일인 7월 14일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가 진행돼 탈북민 사회와 관련 단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이신 여러분이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시지 않도록 정부가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 여러분(탈북민들)이 가진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과 북이 함께 번영하는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면서 “갈등과 대립을 넘어, 공존과 협력의 미래를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탈북민 포용 및 권익 향상, 남북 주민 간 통합문화 형성을 위해 2024년 제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997년 7월 14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이날 행사는 ‘고향을 품다, 평화를 잇다’를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탈북민의 고향에 대한 이해와 정체성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 포용하는 사회통합’을 이뤄 궁극적으로 남북이 함께 살아가는 평화의 토대를 마련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통일부 측의 설명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이재명 정부가 올해부터 북한이탈주민을 ‘탈북자’가 아닌 ‘북향민(北鄕民)’이라고 공식적으로 부르기로 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해 11월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탈북민’이라는 명칭에 대해 그간 당사자들의 거부감이 컸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우선 ‘북향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확산시킨 뒤 법적 용어 변경도 검토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14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북향민이 만든 북한의 명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통일부는 이날 기념식 명칭과 관련, 괄호 속에 ‘북향민’이라는 표기를 병기했다. 이 대통령도 축사에서 ‘북한이탈주민의 날’이라는 고유명사를 언급할 때를 제외하곤 ‘북향민’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탈북민의 날’로 맞이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북향민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한다”며 “탈북자라는 말에는 차별과 배제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이날 탈북민 정착지원과 사회통합에 기여한 유공자 7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했으며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탈북민 4명의 모범 정착 사례를 소개했다.
행사장에서는 북한 음식과 탈북민 생산품을 소개·판매하는 홍보 부스와 취업·창업·진로·심리 상담 부스도 운영했다. 탈북민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담은 사진전과 탈북민 작가의 도서 전시회도 마련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이번 기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북향민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히고 사회통합의 가치를 나누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