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전시회 기자회견에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만 TSMC 독주에 가려졌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블루핀리서치파트너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텔이 18A(1.8나노급) 공정의 웨이퍼 간 수율 변동성 문제를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18A는 인텔이 첨단 공정 경쟁력 회복을 위해 도입한 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이다. 블루핀은 인텔 오리건과 애리조나 팹의 18A 웨이퍼 월 생산능력이 3만장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웨이퍼마다 수율이 크게 달라지는 현상은 인텔의 18A 양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왔다. 수율이 불안정하면 고객사는 출시 지연 위험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선뜻 생산을 맡기기 어렵다.
이에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18A 공정 수율이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율이 매달 7%에서 8%씩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이 최근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CEO를 영입하며 파운드리 전열을 정비한 행보에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비메모리 반도체 등을 포함한 ‘파운드리 2.0’시장에서 1분기 점유율은 TSMC가 38%로 압도적 1위이며 인텔이 6%, 삼성전자가 4%로 뒤를 잇고 있다. 중국 SMIC도 거대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점유율을 3%까지 늘리며 바짝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 확보를 위해 2나노 공정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2나노(SF2) 공정 수율이 55~6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SAFE 포럼 2026’ 기조연설에서 “1.4나노(SF1.4)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순조롭게 개발하고 있다”며 차세대 공정 로드맵도 재확인했다.
7일(현지시간)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 & 컴퍼니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AFP=뉴스1
파운드리 2위 경쟁은 결국 빅테크 수주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인텔 지원은 삼성전자에 걸림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애플 칩은 인텔 공장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인텔 파운드리 띄우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11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동석시켰다. 빅테크 CEO가 참석한 자리에서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