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경찰서 밖 나오라더니…” 자진출석한 피의자 긴급체포한 경찰

중앙일보

2026.07.14 01:08 2026.07.14 01:3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경찰서에 자진출석한 절도사건 피의자를 밖으로 유인해 불법으로 긴급체포한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수사서류까지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김병철)는 직권남용체포·공전자기록등위작·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위반 혐의로 A(43) 경관을 최근 불구속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A 경관은 남부지검 관내 경찰서 소속으로 알려졌다.

A 경관은 지난 5월 22일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서에 자진출석한 피의자 B 씨를 긴급체포할 목적으로 경찰서 밖으로 나오도록 유인, 경찰서 인근 지하철역 앞으로 이동시킨 후 긴급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직권을 남용해 체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A 경관은 “탐문 수사 중 노상에서 우연히 B씨를 발견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긴급체포했다”는 내용의 긴급체포서를 허위로 작성해 행사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특수절도 사건의 피해품 명목의 현금을 제3자로부터 확보했는데도 마치 긴급체포 당시 B 씨로부터 직접 압수한 것처럼 압수조서와 압수수색검증영장 신청서를 위조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구속 송치된 해당 특수절도 사건을 보완수사하던 중 인권보호관 면담에서 “A 경관에게 자진출석을 약속하고 경찰서에 도착했는데 A 경관이 경찰서 밖으로 나오라고 요구해 나왔더니 갑자기 긴급체포됐다”는 B씨 진술을 듣고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검찰은 참고인 진술과 통화내역, 경찰서 방문기록 등 객관적 자료가 B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 6월 1일 B씨 구속을 취소하고 즉시 석방했다.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의 예외로 중대한 범죄 혐의가 있고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며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제도다. 법조계에서는 영장 없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만큼 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역할뿐 아니라 보완수사를 통해 수사 전 과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 기본권 침해를 바로잡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송치사건을 충실히 검토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형사사법 절차에서 적법절차가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조문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