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3000만원 청구…‘모텔 살인’ 김소영 “평생 일해도 못 갚는다”
중앙일보
2026.07.14 06:02
2026.07.14 17:33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김소영. 사진 서울북부지검
‘강북 모텔 연쇄살인범’ 김소영(20)이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자 배상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14일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소영은 지난 5월 법원에 제출한 자필 답변서에 “12%의 (연체) 이자가 붙는 것은 전혀 낼 수 없는 큰 금액이라 부담이 된다”고 적었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김소영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총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김소영은 답변서에서 “제가 성인일 때 이 사건을 저질렀으니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억지”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어머니는 충분히 부양의무자로서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으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나를) 방임하고 가정폭력·언어폭력으로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자신과 아버지에게만 민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은 제가 죽을 때까지 벌어도 주지 못할 큰 액수”라면서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해야 하며 평생 벌어 갚을 수 있는 금액만 청구해달라”고 도리어 요구했다.
김소영은 피해자들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에는 “죽일 의도와 계획이 없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체포 당시 오빠 둘(피해자)이 죽었다고 해서 엄청 놀랐다”고 주장하면서다.
김소영은 첫 번째 피해자가 자신이 건넨 약물로 인해 의식불명에 이르는 상황을 목격했음에도 약물의 양을 2배 가까이 늘려 다음 피해자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당해서 과거 당했던 유사 강간 피해가 떠올라 두려웠다”며 “성추행을 멈추게 하려 약물을 건넸던 짧은 생각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이 의식을 잃게 한 혐의로 3월 구속기소 됐다. 올해 4월에는 다른 남성 3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김소영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열린다.
김지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