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14일, ‘선호투표제’에서 ‘청년 최고위원제’로 옮겨붙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출 시) 결선투표의 방법으로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할 수 있음을 (당규에) 명문화했다”고 밝혔다. 기존 당규에는 전당대회 출마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할 수 있다는 조항만 있었는데, 결선투표의 방식 중 하나로 선호투표제를 명시한 것이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순위를 정해 투표한 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 후보를 1순위로 뽑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나머지 두 명의 후보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7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의 선호투표제 도입 결정에 강하게 반대해 온 친정청래(친청)계 최고위원(문정복·이성윤·박지원·박규환)들이 대표·최고위원 후보 등록(16~17일) 목전에서 물러서며 가능해졌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결정 직후 “천 길 낭떠러지에 직면한 당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신을 잠시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최고위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쿨하게 수용한다”고 썼다. 다만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결정에 “일주일 내내 마치 권투 경기에서 코너에 몰려 난타당하는 느낌”이라면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싸움의 불씨는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 여부로 옮겨붙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안을 부결시켰다. 강 대변인은 “다시 전준위로 회부해 재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1명을 청년 몫으로 주는 이 안이 지난 9일 전준위에서 의결되자 친청계는 “룰을 바꿔가며 (청년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것은 뭔가 저의가 있지 않고서 할 수 없는 일”(문정복 최고위원)이라고 반발해 왔다.
청년 주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장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이 얼마나 위기에 놓여 있는지 다시 한번 절감한다”고 썼고, 친여 정치 인플루언서인 정민철씨는 “오늘 민주당의 미래가 죽었다. 국민의힘도, 극우 유튜버도 아닌 우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죽였다”고 날을 세웠다. 봉건우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청년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했던 지난 지방선거 직후 치러지는 이번 전당대회는 변화의 씨앗을 뿌려야 할 시기였고, 청년 최고위원제는 그 출발점이었다”며 전당대회 선관위원직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