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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경찰로 쏟아질 검찰 미제 사건, 감당 가능한가

중앙일보

2026.07.14 08:12 2026.07.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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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사회부 기자

정진호 사회부 기자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사건은 13만3696건이다. 10월까지 미제사건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태스크포스(TF)가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대로라면 당장 10월부터 13만 건 이상의 사건은 보완수사 없이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경찰에서 매일 새로 송치하는 사건은 별개다.

대검찰청이 전국 12개 주요 검찰청이 3~4월 처분한 사건을 분석한 결과 송치사건의 45.6%에서 보완수사를 했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부터 면담과 전과 조회 등을 다양하게 실시했다. 보완수사가 금지되면 이만큼을 보완수사요구로 전환해야 한다.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꼭 해야만 했던 수사 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 미제 사건(13만3696건) 중 3~4월 기준인 45.6%를 보완수사 대신 보완수사요구로 처리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6만965건이 경찰로 되돌아가야 한다. 지난해 1년간 전체 보완수사요구 건수는 9만3615건이었다. 한해 보완수사요구의 3분의 2가 당장 폭포처럼 경찰로 쏟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수만건의 민생 사건이 처리되지 못하고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6만965건도 일시적인 숫자다. 사건은 점차 쌓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경찰이 송치한 사건 중 검사가 보완수사요구를 한 건 10.5%에 불과했다. 여기에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할 수 있는 사건들이 보완수사요구 사건으로 바뀐다면 검찰 미제 사건의 50% 이상이 경찰의 몫이 된다.

더불어민주당 TF 소속 의원들이 9일 검사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TF 소속 의원들이 9일 검사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뉴스1]

이런 상황 때문에 지난 5월 형사소송법 개정을 주제로 열린 당정 토론회에 패널로 나온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면 보완수사요구가 폭증할 텐데 경찰이 감당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사법적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100%”라고 예상했다.

경찰 1인당 사건 수는 2022년 101.8건에서 지난해 133.8건으로 증가하는 등 업무 부담은 이미 늘어나는 추세다. 업무 과중 우려는 경력 3년 미만 경찰 88.9%가 검사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답한(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조사) 배경이기도 하다.

많은 전문가가 이 같은 문제를 수차례 지적했다. 경찰은 형사소송법이 통과한 이후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장 수만 건의 보완수사가 쏟아지면 경찰서가 마비될 게 뻔하다.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정치권과 경찰을 향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건 국민이다.





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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