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어제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발언에 나선 의원 14명 중 9명이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주장했다고 한다. 박균택·홍기원 의원 등이 ‘검찰 약화’가 목적이 아니라 국민 보호와 억울한 피해자를 방지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검찰 개혁의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사실상 당론처럼 추진한 ‘보완수사권 완전폐지’가 민심과 역행하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민생 피해와 부작용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이미 현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광주 여고생 살인 피고인이 뒤늦게 성범죄를 목적으로 한 범행을 시인한 것은 검찰이 보완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 때문이었다. 이와 달리 경찰은 현직 경찰인 피고인의 아버지를 고려해 증거를 은폐하고 형량이 가벼운 일반 살인죄를 적용하는 작태를 보였다. 오죽하면 여성단체들과 진보 성향인 민변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고 나섰겠는가.
형사사법제도의 개편이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위한 정치 계산의 산물이 돼선 안 된다. 그런데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완전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당내 선거의 유불리를 따져 국가 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인물을 우리 국민이 정치 리더로 인정해 줄 거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시민사회, 피해자 지원단체, 법조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보완수사권 일부 허용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위헌”(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라는 의견도 나온 만큼 보완수사권은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허용할 것이 아니라 존치 가능성을 열어놓고 심도 있는 숙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 무엇보다 경찰의 미흡한 수사 역량을 보완하고 수사 독점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견제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불 보듯 예상되는 국민 피해를 외면하고 민주당이 끝내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한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사법체계를 파괴하는 횡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 책임에서 여당에 입법을 일임한 현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