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샤넬·불가리의 굴욕?…백화점 고집 꺾고 네이버 입점한 속내

중앙일보

2026.07.14 13:00 2026.07.14 13: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콧대 높던 해외 명품 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국내 온라인 유통 채널을 찾고 있다.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백화점·면세점 판매를 고수하며 온라인 유통망 확대에 소극적이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이 달라지고, K뷰티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게 주된 배경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 뷰티는 최근 글로벌 뷰티 브랜드 나스(NARS)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올해 맥(MAC)에 이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의 뷰티 제품도 입점했다.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 뷰티에 최근 입점한 나스 제품. 사진 무신사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 뷰티에 최근 입점한 나스 제품. 사진 무신사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하이엔드’ 카테고리엔 최근 샤넬·프라다·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의 뷰티 제품이 잇따라 들어왔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엔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시하던 불가리 퍼퓸, 조 말론 런던 등 글로벌 럭셔리 향수 브랜드들도 대거 입점했다”고 말했다. 뷰티컬리는 에스티로더·라메르·비오템, 에르메스 퍼퓸앤뷰티 제품을 판매 중이며,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랑콤을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입점시켰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뷰티 시장에서 온라인 판로 확보가 생존의 필수 요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이커머스 채널 비중은 2019년 39.1%에서 2024년 60.8%로 빠르게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백화점, 드럭스토어 등 오프라인 채널 비중은 60.9%에서 39.2%로 크게 줄었다. 국가데이터처 집계에서도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13조8153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해외 뷰티 브랜드의 입지가 예전만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약 17조원)로 전년보다 11.8%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12억9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로 2.3% 감소했다.

과거엔 해외 명품 뷰티 제품을 구매하려는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백화점을 찾았다. 하지만 20·30대를 중심으로 명품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브랜드들도 국내 이커머스에 적극적으로 입점하고 있다. 일부 신제품은 글로벌 시장보다 한국 이커머스 채널에서 먼저 선보이기도 한다.

한 해외 뷰티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은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빨라 글로벌 뷰티 트렌드를 읽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다만 K뷰티의 성장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해외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판매 채널 확보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럭셔리 뷰티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뷰티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면 유통 채널 다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한 샤넬 화장품. 사진 네이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한 샤넬 화장품. 사진 네이버

명품 뷰티 브랜드 입점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럭셔리 뷰티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무신사 뷰티에선 일부 제품이 판매 초기 완판되기도 했다. 업계는 해외 뷰티 브랜드 입점이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해외 명품 뷰티 브랜드들이 스스로 문턱을 낮추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흐름은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계속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