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출판사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서와 논문을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했다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아셰트 출판사와 센게이지 러닝, 엘스비어 등 출판사 3곳과 작가 스콧 터로는 구글이 저작물을 허가 없이 AI 학습에 사용했다며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셰트는 미국 5대 출판사 중 하나로 꼽히며, 센게이지 러닝은 '맨큐의 경제학' 등을 출간한 교육 전문 출판사다. 엘스비어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셀(Cell)'과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 등을 발행하는 학술 출판사다.
원고 측은 구글이 '구글 북스'와 '구글 학술검색' 서비스 운영을 위해 제한된 용도로 제공받은 수백만 건의 도서와 논문을 제미나이 학습 데이터로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검색 서비스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 자료를 AI 모델 훈련에 활용해 계약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또 유료 결제 이후에만 열람 가능한 콘텐츠와 이른바 '해적판' 사이트를 통해 확보한 자료도 학습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출처를 숨기기 위해 저자명과 저작권 고지 등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내용도 소장에 담겼다.
『맨큐의 경제학』 원문과 제미나이가 생성한 본문 비교. 출판사 '센게이지 러닝' 등이 제기한 구글 상대 소장 캡처
원고들은 제미나이가 '맨큐의 경제학'의 목차 구성과 배열을 그대로 재현하고 일부 단원은 원문을 거의 동일하게 출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스콧 터로의 소설에 대해서는 "책을 사지 않고 읽을 수 있게 요약해 달라"는 요청에 등장인물 소개와 결말을 포함한 약 2000단어 분량의 상세한 줄거리를 생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AI 학습이 저작권법상 '공정 이용(fair use)'으로 인정받으려면 원작을 단순 복제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변형적 이용'이어야 하지만, 제미나이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구글이 자사 저작물을 AI 학습에 사용하는 것이 공정 이용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내부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자료도 포함됐다.
앞서 이들 출판사와 스콧 터로는 지난 5월 메타를 상대로도 유사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이와 별도로 2023년 작가와 시각예술가, 개인 창작자 등이 제기한 AI 학습 관련 저작권 소송에도 대응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언론사와 미국 작가조합 등으로부터 저작권 소송을 당한 상태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작가들이 제기한 집단소송과 관련해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합의안을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