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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푹 ‘고은’ 삼계탕을 먹을 수 없는 이유

중앙일보

2026.07.15 08:01 2026.07.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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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초입에는 제법 선선하고 기온이 높지 않아 버틸 만하다 싶었는데, 장마와 함께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너무 더워 달력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어제가 초복이었다. 초복(初伏)은 삼복(초복·중복·말복) 가운데 첫째로 드는 복날로, 이날엔 더위를 이기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대표적 보양식인 삼계탕을 먹는 사진과 함께 “이열치열이라고 푹 ‘고은’ 삼계탕을 먹으니 더위가 싹 물러가는 것 같다” 등과 같은 글이 다수 올라왔다.

고기나 뼈 등을 무르거나 진액이 빠지도록 끓는 물에 푹 삶는 행위를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고다’를 활용해 “푹 고은~”처럼 쓰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고다’를 활용할 때 많은 사람이 “푹 고은 사골 국물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오랜 시간 고으면 물렁뼈가 흐물흐물해진다” “소뼈를 푹 고으니 진한 국물이 우러났다” 등에서와 같이 ‘고은, 고으면, 고으니’로 쓰곤 한다. 그러나 이처럼 ‘고은, 고으면, 고으니’로 활용되려면 ‘고으다’가 기본형이 돼야 한다.

‘고으다’는 ‘고다’의 옛말로, 예전에는 ‘고으다’가 바른 표현이었지만 점차 많은 이가 ‘고다’를 쓰게 돼 ‘고으다’가 소멸하고 ‘고다’가 표준어로 인정받게 됐다. 따라서 ‘고으다’가 아닌 ‘고다’를 활용해 ‘곤, 고면, 고니’와 같이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어제 보양식을 못 먹었다고 서운해 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중복(7월 25일)과 말복(8월 14일)이 남았으니, 그때는 푹 곤 삼계탕을 먹고 더위를 이겨내 보자.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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