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주미 대사가 15일 조현 외교부 장관의 지시로 일시 귀국했다. 미 대통령 방한이나 재외공관장 회의 등 특별한 외교적 상황 없이 주미 대사가 일시 귀국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쿠팡 사태와 대미 투자 지연 등 한·미 간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사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팡 문제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가는 이슈”라며 “그 이슈는 이슈대로 관리하면서 (지난해 10월)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 자료)에 양 정상이 합의한 사안들에 진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레벨에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산업통상부와 미 상무부가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발굴하려다 보니 조금 더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직 1호 투자처조차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미 측은 다양한 경로로 불만을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는 강 대사의 귀국에 대해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공관장의 건의나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소식통은 “외교 전문 등만으로는 미국 측 메시지의 강도를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워 강 대사가 귀국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사는 오는 19일까지 닷새간 산업부·재정경제부·국방부 등 한·미 현안과 관련된 부처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간 외교 라인과 경제·산업 라인 간 ‘칸막이’도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는데, 강 대사가 워싱턴 조야의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전 부처에 공유하는 것도 이번 귀국의 목적 중 하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