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후반 막판 2개의 도움을 몰아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원맨쇼 활약을 앞세워 잉글랜드에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 초반 앤서니 고든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아르헨티나는 엔소 마르티네스 동점골, 경기 종료 직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내내 잉글랜드의 집중 견제를 받은 메시(오른쪽). AFP=연합뉴스
39세의 해결사 메시는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며 아르헨티나가 터뜨린 2골에 모두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라스트 댄스’를 이어갔다. 이로써 메시는 이번 대회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에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8골 3도움)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월드컵에서는 득점이 같으면 도움 숫자로 순위를 가린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치른 4경기 모두를 연장승이나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이른바 ‘도파민 축구’를 이어갔다.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20일 프랑스를 2-0으로 물리친 ‘무적함대’ 스페인과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통산 4번째이자 브라질(1958·1962년) 이후 64년 만에 대회 2연패와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반면 ‘축구종가’잉글랜드는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른 시간부터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탓에 60년 만에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6골을 기록 중인 잉글랜드 ‘원투펀치’ 해리 케인과 주드 벨링엄 모두 아르헨티나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골 침묵했다.
패배 후 눈시울 붉힌 케인(왼쪽)과 벨링엄. AP=연합뉴스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3위 결정전은 19일 오전 6시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1966년에 딱 한 차례 우승해봤고 이후 이번까지 준결승까지만 3번 올랐다.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준우승만 두 번 해보고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전반전부터 거칠게 맞붙었다. 전반에만 도합 19개의 파울이 불렸다. 잉글랜드의 견제는 메시에게 집중됐다. 전반 37분에는 아르헨티나 역습 상황에서 드리블하려는 메시에게 4명의 선수가 잇따라 달려들어 쓰러뜨리자 양 팀 선수들이 단체로 뒤엉켜 충돌하는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며 한동안 경기가 멈췄다. 마지막으로 거칠게 태클한 엘리엇 스미스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벤치에서도 신경전이 오갔다.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승리를 자축하는 메시(맨 위). AP=연합뉴스
득점 없이 비긴 두 팀의 운명은 후반에 갈렸다. 잉글랜드가 후반 10분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깼다. 모건 로저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넘긴 크로스를 앤서니 고든이 쇄도하며 밀어 넣었다. 잉글랜드 토마스 투헬(독일) 감독은 이때부터 수비에 치중했다. 16강 멕시코전, 8강 노르웨이전에서 투헬 감독은 리드 상황에서 수비적인 전술로 전환해 승리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이른 시점부터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건 독이 됐다.
공격을 늦추지 않은 아르헨티나는 후반 40분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그것도 메시의 발끝에서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엔조 페르난데스가 메시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후반 47분 추가시간에 추가골을 넣었다. 왼발킥이 전매특허인 메시가 오른쪽 측면에서 주 발이 아닌 오른발로 넘긴 크로스를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헤더로 역전골을 넣었다. 잉글랜드는 뒤늦게 공격수를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지만, 동점골을 넣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메시는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바라보며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