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 밀입국’ 中 반체제 인사 둥광핑…검찰, 기소유예 처분
중앙일보
2026.07.15 16:29
2026.07.15 18:06
둥광핑이 캐나다 도착한 후 모습. 중국계 캐나다 활동가 솅쉐가 공개한 사진이다. X 캡처
고무보트를 타고 한국 영해로 밀입국했다가 체포된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둥광핑(68)씨가 재판에 넘겨지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둥씨에 대해 지난 10일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혐의 자체는 성립하나 범행의 특수한 경위 등을 감안해 불기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기소유예를 결정한 주요 배경은 둥씨가 이미 한국을 떠나 형 집행 가능성이 희박해진 점도 있다.
또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기구가 불법 입국 행위에 대한 무리한 형사 처벌을 우려하며 선처를 당부하는 의견서를 보낸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둥씨는 지난달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 무사히 도착한 후 현지에 정착해 있던 아내와 딸과 재회했다.
그는 지난 5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을 때도 취재진에게 “캐나다로 가고 싶다”며 망명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둥씨는 지난 5월 25일 밤 9시 36분경 동력 엔진이 달린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인근 해상을 표류하다가 어민에게 발견돼 해경에 체포됐다.
그는 해경 조사에서 “단순 밀입국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한국 영해로 진입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법원이 그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둥씨는 인천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임시로 머물다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과거 중국에서 경찰과 군인으로 복무했던 둥씨는 1989년 톈안먼 사태 관련 서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1999년 파면당한 후 본격적인 반체제 행보를 걸어왔다.
2014년 톈안먼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가 공안에 구금된 것을 비롯해 태국·대만·베트남 등지에서 탈출과 강제 송환을 반복하며 수차례 투옥 생활을 견뎌낸 인물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