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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판 ‘독도는 우리땅’ 돌발 세리머니…짜릿 역전승 후 발칵

중앙일보

2026.07.15 18:29 2026.07.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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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잉글랜드전 승리 직후 스페인어로 '말비나스(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의 아르헨티나 명칭)는 아르헨티나 영토'라 적힌 현수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잉글랜드전 승리 직후 스페인어로 '말비나스(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의 아르헨티나 명칭)는 아르헨티나 영토'라 적힌 현수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 4강에서 잉글랜드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아르헨티나 선수 일부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엄격히 금지하는 ‘정치적 의사 표현’ 논란에 휘말렸다. 아르헨티나가 스페인과의 결승전을 앞둔 상황이라 해당 선수들의 징계 시점 및 수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논란을 부른 사건은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전 종료 직후 발생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먼저 실점한 뒤 2골을 몰아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기쁨에 취해 환호하는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지오바니 로셀소(레알 베티스), 니콜라스 오타멘디(벤피카),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등 일부 선수들이 관중석의 아르헨티나 팬들로부터 건네받은 현수막을 그라운드에서 넓게 펴든 것. 해당 현수막에는 스페인어로 ‘Las malvinas son argentinas(말비나스는 아르헨티나 영토)’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논란의 현수막을 펼쳐 든 채 단체로 세리머니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AFP=연합뉴스

논란의 현수막을 펼쳐 든 채 단체로 세리머니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AFP=연합뉴스

‘말비나스’는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의 아르헨티나식 명칭이다. 아르헨티나 본토 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이 척박한 섬들은 지난 1982년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영국이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하기 위해 실효 지배 중이던 이 곳에 대해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며 무력 침공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포클랜드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해당 사건은 이후 두 나라의 첨예한 갈등을 불러온 도화선 역할을 했다. 양국 축구대표팀 간 맞대결이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라이벌전으로 자리매김한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 터져 나온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돌발 행동은 즉각 국제적 논란으로 번졌다. FIFA가 그라운드에서 행해지는 정치적·종교적 메시지에 대해 단호히 금지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펼쳐 든 현수막은 관중석에 있던 팬들에게서 건네 받았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펼쳐 든 현수막은 관중석에 있던 팬들에게서 건네 받았다. AP=연합뉴스

해당 상황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14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경험한 ‘독도는 우리땅’ 현수막 해프닝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건 직후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권 입상의 기쁨에 취해 있던 상황에서 미드필더 박종우가 관중석에서 넘겨 받은 ‘독도는 우리 땅’ 종이 플래카드를 그라운드에서 들어 올린 게 전 세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IOC는 즉각 대응해 박종우를 메달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이후 FIFA의 진상 조사를 거쳐 3500스위스프랑(당시 약 410만원)의 벌금과 함께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메달은 수개월이 흐른 뒤에야 우여곡절 끝에 전달 받았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확보 직후 '독도는 우리 땅'이라 적힌 종이 현수막을 들어보이는 한국 미드필더 박종우.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확보 직후 '독도는 우리 땅'이라 적힌 종이 현수막을 들어보이는 한국 미드필더 박종우.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4년 전과 달리 이번 상황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결승전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디 애슬레틱 등 주요 외신들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현수막 세리머니가 FIFA의 강력한 제재를 불러올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박종우의 케이스가 FIFA의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

가장 치명적인 변수는 시간이다. FIFA가 이번 해프닝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경우 아르헨티나는 주축 선수 여러 명을 배제한 채 결승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릴 수도 있다. 아르헨티나가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주축으로 ‘월드컵 2연패’라는 중차대한 목표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FIFA의 대응 속도 및 수위가 더욱 주목 받는다.



송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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