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쪽샘유적발굴관(경북 경주시)에서 무덤 축조 실험의 일환으로 ‘경주 쪽샘 44호분 장례 재현식’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축조공정 9단계 진행 모습. 사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약 1500년 전 호화 장신구와 함께 조성됐던 신라 왕족 어린 여성(공주)의 무덤이 ‘장례식 재현’을 통해 비밀을 드러내게 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쪽샘유적발굴관(경북 경주시)에서 무덤 축조 실험의 일환으로 ‘경주 쪽샘 44호분 장례 재현식’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쪽샘 44호분’은 금동관, 금귀걸이 등 장신구 일체와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말다래 등 8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된 신라의 대표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이다. 국내 고고발굴 역사상 고대 장례식을 재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주 대릉원 동쪽에 위치한 쪽샘 44호분에선 2014년 본격 발굴 조사가 시작, 2023년까지 국내 단일고분 사상 최장기 발굴이 이뤄진 바 있다. 2024년부터는 10년간의 조사·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무덤을 쌓아보는 축조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쪽샘유적발굴관(경북 경주시)에서 무덤 축조 실험의 일환으로 ‘경주 쪽샘 44호분 장례 재현식’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2025년 10월 축조실험 공개 설명회 시신과 부장품 설명 모습. 사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실험은 고분 유적 자리에 일정한 흙을 쌓아 메운 다음 똑같은 규모와 구조로 무덤을 다시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소는 현재까지 총 108개의 목조구조물(일종의 기둥)과 2중 덧널을 설치하고 사이사이 돌을 쌓아 시신이 안치되는 높이 2m 지점까지 축조를 완료했다. 타원형으로 조성된 이 적석분 크기는 최대 지름 19m 가량 된다. 무덤을 만드는 21단계 전체 공정 중 9단계가 완료된 셈이다.
장례 재현식은 무덤을 만드는 과정의 핵심인 10단계(시신·부장품 안치), 11단계(제단 설치 및 의례), 12단계(안쪽 덧널 뚜껑 덮기)까지 아우를 예정이다. 신장 130㎝ 가량의 10대 초반 여자아이로 추정되는 무덤 주인공에 맞춰 제작한 마네킹이 시신을 대신하게 된다. 금동관을 포함해 주인공이 착장하거나 주변에 부장됐던 유물 역시 똑같이 제작한 재현품으로 대체돼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하는 방법과 순서를 실험할 예정이다.
정인태 학예연구사는 16일 기자와 통화에서 “무덤을 똑같이 쌓고 장례식을 재현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사례인데, 이번 실험을 통해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하는 순서와 공간 구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현식 땐 고대 안료인 ‘주(朱, 붉은 안료)’와 ‘돌비늘(운모, 雲母)’을 흩뿌리거나 토제(土製) 방울을 흔드는 의례 행위도 실제처럼 재현된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쪽샘유적발굴관(경북 경주시)에서 무덤 축조 실험의 일환으로 ‘경주 쪽샘 44호분 장례 재현식’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쪽샘 44호분 축조공정. 사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연구소는 특히 12단계인 ‘시신과 부장품이 안치된 안쪽 덧널의 뚜껑을 닫는 과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앞서 고증 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와 동일하게 13매의 판재, 48개의 꺾쇠, 5매의 가로 방향 목재(띠장)를 사용해 덧널 뚜껑을 조립하고, 양 끝(마구리)에 틀(울거미)을 짜서 견고하게 마련했다. 조립 후 무게가 500kg에 달하는 뚜껑의 가장자리에는 10개의 손잡이(축금구)를 달아 재현헸다.
장례 재현식은 17일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된다. 18일과 19일 이틀간 총 12회(10:00, 11:00, 14:00, 15:00, 16:00, 17:00)에 걸쳐 축조실험과 장례식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듣는 공개 설명회(회당 30분)도 진행된다. 행사는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