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2차 하청업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2022년부터 1차 하청업체 노동자를 포스코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해왔다. 2차 하청업체까지 포스코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주최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 판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 2부는 협력사 직원 총 378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두 건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엄상필 대법관)는 15일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직원 김모씨 등 370여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2건 모두 양측 상고를 기각하고 하청업체 직원 대다수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씨 등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로,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해왔다. 동인· 화인텍·롤앤롤 등 협력업체에서 크레인·원료하역·압연공정·롤 가공·코크스로 유지보수 등 업무를 맡았다. 이들 중 18명은 2차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이들은 2018년과 2021년 각각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성을 인정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김씨 등은 “포스코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했다”며 실질적 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6일 대법원 2부는 협력사 직원 총 378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두 건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1심은 포스코와 협력업체 직원들 사이에 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포스코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포스코가 평가지표(KPI)를 설정해 협력업체의 인사노무와 경영전반을 평가한 점, 세부 작업방법을 정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1심 재판부는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포스코가 사용자성을 지닌다고 봤다. 포스코가 전화, 무전기 등을 통해 2차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업무를 지시한 점, 포스코 근로자와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업무가 특별히 구분되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였다. 다만 정년을 넘긴 12명에 대해선 청구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도 대부분 직원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포장 업무를 담당한 포스코엠택 직원 4명에 대해서만 패소를 판결했다. 포스코엠텍이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했고, 포스코가 작업표준서와 작업사양서를 작성할 때 포스코엠텍에 상당 부분 의존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포스코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포스코와 김씨 등 협력업체 직원들이 낸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정년을 넘긴 이들에 대해선 소의 이익이 없다며 소를 각하했다. 대법 확정 판결이 나옴에 따라 포스코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협력업체 직원 약 7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들의 불법파견 소송은 2011년 시작됐다. 대법원은 2022년 1·2차 소송에 대해 처음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5·7-1차 소송으로, 2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
이제껏 대법원은 2023년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파견관계는 불인정하고, 2024년 한국지엠(GM)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파견관계는 인정하는 등 구체적 지휘 관계에 따라 상반된 판결을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