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신생팀 파주프런티어FC가 서아프리카의 축구 강국 가나와 손잡고 축구를 통해 양국 교류 활성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왼쪽부터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 손배찬 파주시장, 황보관 파주프런티어FC 단장. 사진 파주프런티어FC
축구계에서 ‘글로벌 프로젝트’는 대개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유럽 빅 리그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시·도민구단을 비롯해 재정이 빠듯한 대다수 프로축구 K리그 팀들에게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당면 과제보다는 언젠가 도전할 ‘중장기 목표’에 가깝다.
그런데 올 시즌 K리그2(프로 2부리그)에 새로 참여한 신생팀 파주프런티어FC(단장 황보관·이하 파주)가 아프리카 대륙을 향해 대담한 출사표를 던져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이 던진 ‘파주는 왜 가나로 가나?’라는 질문 속에는 축구를 매개로 지역 사회와 세계를 연결하려는 정교하고도 따뜻한 설계도가 담겨 있다.
파주는 지난 4일 클럽하우스인 파주 내셔널트레이닝센터(NFC)와 홈구장인 파주스타디움에서 가나의 명문 유소년축구 아카데미 WAMFA(West Africa Mission Football Academy)와 국제 축구 교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내년으로 다가온 한국과 가나의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두 나라 스포츠 외교의 이정표로 삼을 만한 민간 프로젝트를 탄생 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협약 행사에는 파주 구단주 손배찬 파주시장을 비롯해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 아콰시 아도마코 공사, 크리스티안 니 카데시아 참사 등 양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K리그 신생팀 파주프런티어FC가 서아프리카의 축구 강국 가나와 손잡고 축구를 통해 양국 교류 활성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지난 4일 협약식에 함께 한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 황보관 파주프런티어FC 단장, 임흥세 WAMFA 총감독, 손배찬 파주시장 겸 파주프런티어FC 구단주(왼쪽부터). 사진 파주프런티어FC
파주가 가나와 의기투합한 건 연고지 파주시의 인구학적 특징에 원인이 있다. 국내 거주 중인 가나 국적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 파주다. 도심 외곽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견고하고 규모 있는 가나인 커뮤니티도 만들어져 활발히 운영 중이다. 파주 구단이 이들에 주목한 건 타향살이를 견뎌내는 지역 내 가나인들을 홈 경기장으로 불러들이는 한편, 이들을 위한 문화·스포츠 축제를 열어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융화시키기 위해서다.
파주와 가나가 함께 도전할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는 오는 12월 가나 현지에서 진행할 선수 트라이아웃 행사다. 구단 관계자들이 직접 가나 현지에 방문해 다음 시즌 파주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숨은 재능’을 발굴할 예정이다. 해당 소식은 가나 현지 주요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향후 선수 및 지도자 교류, 유소년 육성, 교육 프로그램 등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완성해 단계적으로 적용해 간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현실화 되는 과정에 여러 인물들의 헌신과 적극적인 소통이 있었다. 한국 태생으로 두 나라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 중인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 지난 20여 년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축구 지도자로 헌신한 ‘아프리카 축구대부’ 임흥세 WAMFA 총감독, 그리고 창단 당시부터 ‘글로벌 플랫폼 구단’을 지향하며 밑그림을 그려 온 황보관 파주 단장이 의기투합했다.
K리그 신생팀 파주프런티어FC가 서아프리카의 축구 강국 가나와 손잡고 축구를 통해 양국 교류 활성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왼쪽부터 정의석 파주프런티어FC 부단장, 황보관 파주프런티어FC 단장,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 임흥세 WAMFA 총감독. 사진 파주프런티어FC
여기에 더해 그라운드 안팎을 연결할 또 다른 주인공은 스페인 출신 파주 사령탑 제라드 누스 카사노바 감독이다. 앞서 가나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한 그는 지난 201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준우승을 이끈 이력이 있다. 2년 뒤에도 팀을 4강에 올려놓으며 가나 축구의 황금기를 함께 했다.
파주와 가나의 미래지향적 동행에 대해 최고조 주한 가나대사는 “축구는 만국 공통어이며 한국과 가나를 가장 자연스럽게 이을 연결고리 중 하나”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황보관 파주 단장 또한 “파주에 형성된 가나인 커뮤니티와 능동적으로 호흡하며 내년 양국 수교 50주년을 빛낼 최고의 스포츠 교류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임흥세 WAMFA 총감독은 “아프리카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선수 육성 노하우를 파주와 아낌없이 나눌 것”이라면서 “가나의 우수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과정이 두 나라 축구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J리그 구단 오이타 트리니타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데이어 아프리카 가나로 영역을 확장한 파주의 대담한 도전이 K리그 시·도민구단에 ‘K-풋볼 글로컬(Global+Local)’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 시즌 신생팀 파주프런티어 지휘봉을 잡고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여 주목 받는 제라드 누스 카사노바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