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16일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나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용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위원회 비서가 15일 왕후닝(王滬寧)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만나 양국 간 친선·협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표면적으로는 정치국 상무위원급 교류를 통해 양국간 우호와 협력을 확인한 것이지만, 김정은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며 조직 관리를 맡아온 조용원이 대외 행보에도 나선 건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이 최측근을 등판시켜 북·중 관계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신문은 16일 조용원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황후닝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왕후닝은 지난 1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북 중이다. 이번 방북은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박태성 내각 총리가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 직후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조용원은 이 자리에서 “격변하는 현 국제정치 정세는 두 나라가 조중(북·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북·중 우호조약)의 근본 정신에 맞게 공동의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해 전투적 단결과 지지연대를 더욱 강화하며 친선협조 관계를 부단히 심화발전 시켜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과 전술적 협력을 긴밀히 하며 쌍무관계를 다방면적으로 확대발전 시켜나가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왕후닝은 “(북·중 우호)조약이 체결됨으로써 피로써 맺어진 전투적 우의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법률적 기초가 마련됐다”며 “조약체결 65돌을 성대히 기념하는 것은 두 당,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중요한 공동인식”이라고 화답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용원은 당 비서 자격으로 회담에 참석했지만, 공석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역할을 대행한 것으로도 추정된다. 북한측 배석자에 김형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명수 외무성 부상, 강철호 도시경영성 부상 등이 이름을 올렸고, 회담이 노동당 청사가 아닌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김정은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한 것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개정 헌법은 국무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정의하면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는 기존 문안을 삭제하는 등 김정은에게 독점적인 국가 대표권을 부여했다. 또 외교 대표권(대사 신임장·소환장 접수), 간부 임명·해임, 법령 거부권 등을 국무위원장에게 집중시키면서 명시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입법·사법·행정·외교와 관련한 김정은의 권한도 확대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선출된 최측근 조용원을 3개월 만에 조직비서로 복귀시켜 내부 통제의 고삐를 조인 것에 이어 외교 무대까지 내보낸 모습”이라며 “헌법 개정을 통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된 권한을 원하는 대로 행사하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김정은식 유일체제의 발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