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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물가 확신 들 때까지 대응”…한은, 3년6개월 만에 금리 인상

중앙일보

2026.07.15 23:47 2026.07.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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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예고된 방아쇠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거듭 시사한 긴축 전환이 현실이 됐다. 물가와 집값,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의 명분을 쌓았고, 반도체 호황은 경제가 이를 감당할 체력을 키웠다. 한은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긴축 방침도 분명히 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연말 기준금리 3% 도달 여부로 향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3.25→3.50%)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8차례 연속 동결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인상 결정은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였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세 측면 모두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전개됐다”고 말했다. 물가와 집값·가계부채 불안은 긴축 필요성을 높였고, 경기 회복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여력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한은의 경기 판단은 한층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신 총재는 “지금 판단으로는 5월 전망한 성장률 2.6%가 너무 낮다”며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상당 폭 높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한은이 특히 주목한 지표는 국내총소득(GDI)이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데 비해 실질 GDI는 13.2% 늘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생산보다 소득이 훨씬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

신 총재는 이 같은 소득 증가가 소비와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2021년 물가 상승세(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가 대응이 늦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례를 거론하며 “이례적인 상황에서 수요측 압력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데 금통위원들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올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고점에서 내려왔지만 누적된 에너지 비용과 높은 환율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가격에 번질 가능성이 크다. 신 총재는 “기조적 물가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집값과 가계대출 흐름도 한은의 인상 결정에 무게를 더했다.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대됐고, 금융권 가계대출은 월 8조~9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 중반에서 140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신 총재는 “환율이 여전히 높고 수입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높다”며 “주요 변수로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인상이 ‘원포인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못 박고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언급했다. 신 총재는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몇 차례 (금통위) 회의가 모두 살아 있는 회의(라이브 미팅)”라며 문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의 속도에 대해선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고 큰 유조선을 타는 것”이라며 “하루 이틀 사이에 움직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연말 기준금리 3% 도달 여부와 최종금리 수준으로 옮겨갔다. 2분기 GDP와 GDI, 다음 달 4일 나오는 7월 물가, 환율과 수도권 집값, 가계대출 규모가 다음 결정을 가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연속 인상보다 한 차례 쉬어간 뒤 10월 연 3%로 올리는 경로에 무게를 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한 차례 더 올려 연말 3%, 내년 1월 인상으로 최종금리 3.25%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표가 명확히 뒷받침하지 않는 한 연속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이번 금통위는 매(긴축 선호)의 얼굴이었지만 목소리까지 매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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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3.50~3.75%)의 정책금리 격차는 1.25%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줄었다. 금리 역전 폭 축소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 압력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외환시장에는 안전판이지만 국내 차주에게는 부담이다. 금리가 오르는 만큼 취약차주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신 총재는 “취약계층 문제는 선별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금융정책이 가장 적합하다”며 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했다.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도 한은에는 변수다.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원 규모로 편성할 예정이다. 재정이 경기를 밀어 올리는 동안 한은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엇박자 우려에 신 총재는 “재정지출이 생산성 증대로 이어져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통화정책과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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