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배달 플랫폼 우버가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하 배민)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를 인수한다. 2019년 DH에 매각됐던 배민은 이번 결정으로 ‘우버의 손자 회사’가 된다.
우버는 16일(현지시간) DH와 기업결합 계약을 체결하고 DH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41.5유로에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DH의 기업가치는 약 148억 달러(약 21조9000억원)로 평가됐다. 인수작업이 완료되면 우버는 한국의 배민, 중동 탈라바트 등 99개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배달 플랫폼이 된다. 독과점 규제를 고려해 이미 우버이츠를 운영 중인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14개 시장의 DH 사업권은 투자회사 SSW파트너스에 매각한다.
우버는 국가별 브랜드의 독자성을 존중하겠다는 방침이라 당장 배민 서비스에는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우버의 핵심 시장으로 배민의 안정적인 사업 연속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 최우선 과제”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를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생존을 위한 몸집 불리기’ 경쟁이라고 해석한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가 우버의 최대 경쟁사인 도어대시가 지난해 영국 딜리버루를 인수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우버는 2022년 도어대시의 월트(Wolt) 인수 이후부터 유럽 시장에서 고전했다. 우버가 모빌리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달과 결제, 이동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크로스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버는 이날 “모빌리티와 배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국가 수가 34개에서 58개로 늘어났다. 크로스 플랫폼 이용자는 단일 서비스 이용자보다 수익이 약 3배 더 높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쿠팡이츠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결제 추정액은 배달의민족이 5조7332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쿠팡이츠가 4조2684억원까지 따라붙었다. 공통의 경쟁자인 쿠팡에 맞선 우버와 네이버의 협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퍼로컬 사업을 확대하는 네이버가 유일하게 비어있는 배달 영역을 채우기 위해 우버와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독일 연방금융감독청의 공개매수 승인과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