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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집 사장, 은행원 아들이 천황에?…日 황실 분리된 舊 궁가 출신들 뭐하나

중앙일보

2026.07.17 00:43 2026.07.1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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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운데 아래)가 7월 15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중·참의원 합동 국가기본정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운데 아래)가 7월 15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중·참의원 합동 국가기본정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회사원 출신 아버지를 둔 남성이 훗날 일본의 천황이 된다면 어떨까.
소설이나 만화 속 설정처럼 들리지만 더 이상 허구만의 이야기는 아니게 됐다. 일본 참의원이 17일 황족 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황실전범(皇室典範)’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다.

개정안은 여성 황족이 결혼 뒤에도 황족 신분을 유지하도록 하는 한편, 1947년 황적에서 이탈한 옛 11개 궁가(宮家)의 남계 남성 후손을 황족의 양자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참의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반대하는 등 논란이 된 것은 양자 쪽 자식에게 황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양자가 된 당사자는 계승권이 없지만, 양자 편입 이후 태어난 아들부터는 황위 계승 후보가 된다.

현재 나루히토(徳仁) 천황의 다음 세대 남성 황족은 조카인 히사히토(悠仁) 친왕 한 명뿐이다. 장기적으로 계승 후보를 확보하려는 조치지만, 나루히토 천황의 외동딸인 아이코(愛子) 공주를 비롯한 여성 황족과 그 자녀에게는 계승권이 없는 반면, 일반인 출신 양자의 아들은 천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반발도 적지 않다.

일본 아이코(愛子) 공주가 2024년 4월 10일 도쿄 메이지신궁(明治神宮)에서 열린 메이지 천황 황후 서거 1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아이코 공주는 나루히토(徳仁) 천황과 마사코(雅子) 황후의 외동딸이다. AP=연합뉴스

일본 아이코(愛子) 공주가 2024년 4월 10일 도쿄 메이지신궁(明治神宮)에서 열린 메이지 천황 황후 서거 1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아이코 공주는 나루히토(徳仁) 천황과 마사코(雅子) 황후의 외동딸이다. AP=연합뉴스

그렇다면 황실의 양자가 될 수 있는 옛 궁가 후손들은 현재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은 옛 다케다노미야가(竹田宮家)의 다케다 쓰네야스(竹田恒泰·50)다. 작가와 방송 논객으로 활동하는 한편 도쿄 등에서 라멘집 ‘구로오비(黒帯)’를 운영하고 있다.

보수 논객으로도 유명하다. 2013년 요미우리TV 프로그램에서 재일한국·조선인이 일본식 통명으로 이름을 바꾸면 “범죄 경력이나 금융 관계의 이력을 모두 지우고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구 다케다노미야(竹田宮)가의 후손 다케다 쓰네야스(竹田恒泰). 도쿄 등에서 라멘집 '구로오비(黒帯)'를 운영하고 있다. 다케다 쓰네야스 블로그 캡쳐

구 다케다노미야(竹田宮)가의 후손 다케다 쓰네야스(竹田恒泰). 도쿄 등에서 라멘집 '구로오비(黒帯)'를 운영하고 있다. 다케다 쓰네야스 블로그 캡쳐

다만 그는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어 양자 대상은 아니다. 개정된 제도는 옛 11개 궁가의 남계 남성 가운데 15세 이상이면서 배우자와 자녀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부친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恆和)는 승마 국가대표 출신으로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냈다.


다른 구궁가 후손들도 종교계와 금융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왔다. 옛 구니노미야가(久邇宮家)의 구니 아사타카(久邇朝尊)는 일본 황실의 조상신을 모시는 이세신궁의 최고 신관인 대궁사(大宮司)를 맡고 있다.

같은 집안의 구니 아사히로(久邇朝宏)는 3세 때 황적에서 이탈한 뒤 약 80년간 일반인으로 살아왔다. 그는 지난달 TBS 인터뷰에서 황족 복귀 가능성에 대해 “궁가 사람으로 돌아가려면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았어야 한다”며 “특별한 교육을 받아도 거기에 적응해 황족으로서 일본 국민을 위해 활동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그런 고생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가코(佳子) 공주(왼쪽)와 히사히토(悠仁) 친왕이 2026년 1월 2일 도쿄 고쿄(皇居)에서 열린 일본 왕실의 전통 신년 인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코(佳子) 공주(왼쪽)와 히사히토(悠仁) 친왕이 2026년 1월 2일 도쿄 고쿄(皇居)에서 열린 일본 왕실의 전통 신년 인사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반인으로 성장한 구궁가 후손이 갑자기 황실 예법을 익히고 각종 공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양자 제도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옛 히가시쿠니노미야가(東久邇宮家)의 히가시쿠니 유키히코(東久邇征彦)는 보험회사에서, 부친 히가시쿠니 노부히코(東久邇信彦)는미쓰이은행에서 일했다.

1947년 황적을 이탈한 옛 후시미노미야가(伏見宮家)의 후시미 히로아키(伏見博明)는 모빌석유에 입사해 영업부장 등을 지냈다.


이처럼 언론에 이름과 직업이 공개된 구궁가 후손들은 대부분 기혼이거나 자녀가 있고 고령이어서 양자 후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후보 자격에 해당하는 이들은 대부분 사생활 등을 이유로 신분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TBS는 조건에 맞을 가능성이 있는 구 궁가 남계 남성이 약 10명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정부의 공식 집계가 아니다.
일본 궁내청은 구체적인 대상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법률이 성립한 뒤 누가 조건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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