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려다 '피선거권 자격 논란'에 휩싸인 송영길 전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갖추지 못한 송영길(대표 후보) 의원과 김용(최고위원 후보)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17일 출마를 허용했다.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 피선거권 (논란) 관련해 최고위가 예외 적용 여부에 대한 찬반 표결을 했다”며 “최고위에서는 (출마가 가능토록) 예외 적용을 하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3시 열린 당무위원회에서 최고위 결정을 그대로 의결하면서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은 예정대로 각각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하게 됐다.
두 사람의 당직 출마 자격 논란은 민주당 전대 후보 등록 첫날인 전날 돌연 불거졌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실무진은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이 피선거권을 갖는 권리당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민주당 당규(4호 10조)는 당직 선거에서 권리 행사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한 권리당원 중 권리 행사 시행일 전 1년 이내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사람을 권리당원으로 인정한다. 송 의원은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2023년 탈당한 뒤 지난 2월 27일 복당해 후보 등록 마감일인 17일 기준 입당 6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김 전 부원장은 수감 등으로 계좌가 수년간 동결돼 당비 납부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당규에서 당무위 의결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긴박하게 이어졌다. 한 대행을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지난 16일 밤 10시 30분에 급히 국회에 모여 예외를 인정할지 논의했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해산했다. 친김민석(친석)계는 예외 적용 찬성을, 친정청래(친청)계는 반대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린 까닭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10여시간 뒤인 17일 오전 8시 30분 정식으로 소집된 최고위가 끝난 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거수(擧手)가 아닌 무기명으로 표결한 결과 최고위는 예외 적용을 하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최고위원은 당연직 최고위원인 한 대행과 친석계 강득구·황명선 의원, 친청계 박규환·박지원 의원이었다. 친청계 최고위원 문정복 의원은 표결에 반대하며 표결 전 자리를 떴다. 이에 친청계 최고위원이던 이성윤 의원의 지난 14일 선호투표제 도입에 반발해 사퇴한 게 결과적으로 예외 적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더라면 친청계가 최고위 과반이어서 진통이 커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친청계가 사실상 최고위 결정을 용인한 것”이란 말도 나왔다.
17일 최고위 시작 전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은 예고없이 회의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두 사람이 한 대행에게 구두로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빼앗은 시간은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전 총리가 이날 결론이 나기 전 X(옛 트위터)에 “(후보 자격 박탈은) 가혹한 비동지적 처사”라고 적고, 정청래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지도부에서 조치해달라”고 쓰는 등 송 의원의 당권 경쟁자들은 겉으론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선호투표제 논란이 일단락된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룰 전쟁’이 발발하며 당권 후보 측 사이의 골은 더 깊어졌다. 정 전 대표 시절 사무총장이었던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차라리 이번 전당대회는 선거권·피선거권에 대해 그 어떤 제한도 없는 무제한·무규정 전당대회로 치르자”고 비꼬았다. 당무위원인 조 의원은 당무위 결정 뒤에도 페이스북에 “김용 당원에 대해서는 ‘동의’, 송영길 당원에 대해서는 ‘반대’로 서면 의견을 제출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