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제헌절인 17일 “민주주의는 한 번 쟁취했다고 해서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용기, 그리고 연대로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며 “누구도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 현대사는 헌법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세력과 그에 맞서 주권을 지켜온 국민들의 치열한 투쟁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서 영화 '란 12.3'을 제작한 이명세 감독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이 대통령 왼쪽은 박미경 '빛의 위원회' 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빛의 위원회’는 지난 3월 12·3 비상계엄 사태에 항거한 시민들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설치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박미경(63) 광주환경운동연합 이사장을 위원장에 임명했고, 박 위원장이 이끄는 위원회는 지난 13일 공식 출범했다. 17일 행사에는 12·3 비상계엄 당시 여의도 집회 등에서 계엄 해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을 요구한 시민들이 초청됐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한겨울에 매서운 추위를 뚫고 국회로 달려오셨다. 덕분에 국회는 비상계엄을 해제했고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었다”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서는 분열보다는 연대를, 폭력보다는 평화를, 침묵이 아닌 행동을 선택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흔들릴지언정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한 시민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이 담긴 감사장을 전달하며 “매년 12월 3일을 국민 주권의 날로 지정해 국민 모두가 그날의 일을 함께 기억하고 민주주의의 가치가 다음 세대에 영원토록 온전히 계승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빛의 위원회' 출범 기념 시민 초청 행사에서 한 시민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또 제헌절이 18년 만에 공휴일로 돌아온 점을 강조하면서 “그간 제헌절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은 건 제헌의 의미, 헌법의 의미를 중시하지 않았거나 가볍게 여긴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게 됐는데 헌법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최고 규범이 실질적으로, 내용 그대로 존중되는 사회를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의 핵심 이념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가 권력은 다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오로지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인들로서는 언제나 한 번씩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비상계엄 전후 상황을 다룬 이명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란 12·3’을 관람한 뒤 참석자들의 소감을 들었다. 5·18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어머니의 만류에도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나와 군용버스를 저지한 오종길씨는 “‘빛의 위원회’가 기성세대의 암울했던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지혜를 담고, MZ세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패기·용기를 담는 그릇이 되면 좋겠다”고 했고, 여의도 집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 『일리아스 좋아하세요?』를 펴낸 석민주씨는 “광장의 염원으로 출발한 이재명 정부가 더 넓고 단단하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품어 안아 실현하는 정부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